▶ “6자회담 당사국, 북한 비핵화 핵심 의제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 견지 필요“
한승주 전 외무장관 플라자클럽 기조연설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동서문화센터가 23-24일 양일간 동북아 경제위기, 한미동맹과 FTA, 북핵문제 등을 주제로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정재계 및 학계의 인사들을 초청해 학술회의를 가졌다.
이번 학술회의에 앞서 22일 플라자 클럽에서 열린 리셉션에는 외무부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국제정책연구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한승주 전 주미대사가 ‘6자회담은 미끼인가?(Are the Six-Party Talks a Lure Rabbit?)’라는 주제로 북핵문제에 대해 강연했다.
한 전 대사는 작금의 6자회담을 가짜 토끼인형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사냥개 경주에 비교하며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들이는데 모든 자원을 낭비하느라 가장 중요한 북핵문제는 간과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조건들이 성사되어야만 6자회담에 나설 것이라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회담의 가장 큰 목적인 한반도 비핵화에서 단지 자신들이 다시 협상에 임할 의도가 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논점을 흐리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과 중국이 6자회담의 성사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북한의 핵실험이나 이와 관련한 국제사회와의 제재조치 등에 대해서는 거론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은 6자회담의 이해 당사국들이 가짜 토끼인형(6자회담을 지칭)을 쫓는데 여념이 없는 틈을 이용해 회담 참여 여부만을 협상카드로 내 걸고 가장 중요한 비핵화 문제 등은 아예 꺼내 놓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북한이 정작 회담에 임하더라도 북핵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는데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 단기적 이익만 챙기고 빠지는 등 이전의 행태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중 외교수립 60주년을 맞아 원자바오 총리와 가진 면담을 통해 추가 원조약속을 받아내는 등 6자회담에서의 몸값을 올려 다방면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이러한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 포기 조건으로 제안한 ‘그랜드 바겐’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 할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도 없고 이미 오래전부터 체계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온 북한은 ‘핵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으로 상당한 자원을 소모하고 있는데다 이란의 핵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미 당국자들간에서도 간과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북한은 각개격파 전술로 중국과 미국, 한국 등 각국을 따로 상대하며 유화 및 강경정책을 적절히 섞어 원하는 것들을 얻어냄과 동시에 이해 당사국들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각국은 북한 비핵화라는 핵심 의제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는 한편 이들의 책동에 현혹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22일 플라자 클럽에서 열린 리셉션에 기조연설자로 초대된 한승주 전 주미대사(오른쪽)가 UH 에드워드 슐츠 학장(왼쪽)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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