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에서 비행중 무선호출에 응하지 않은채 연락두절 상태로 예정항로를 크게 벗어나 큰 소동을 불러왔던 여객기 조종사들이 ‘랩톱’ 컴퓨터 때문에 주의력을 잃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 21일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미니애폴리스로 가던 중 무선호출에 1시간 넘게 응하지 않았던 노스웨스트항공 188편 조종사들이 조종실에서 랩톱을 꺼내놓고 회사의 새로운 근무일정에 관해 얘기를 했었다고 조사관들에게 진술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문제를 조사 중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종사들이 졸았거나 조종실에서 다퉜거나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여전히 추궁하고는 있지만 항공사 측은 조종사들의 진술이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잘못은 승무원이 조종실에 식사를 가져오고 이때 기장이 화장실에 가면서부터 시작됐다.
승무원이 조종실에서 조종사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관제소에서 무선주파수를 변경하라는 지시를 했지만 조종사는 수다를 떠느라 이를 듣지 못했고, 이들은 주파수가 바뀌어 관제소와 무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채 비행을 계속했다. 지상에서는 이로 인해 비행기가 납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난리가 났지만 이들은 알지 못했다.
조사관들은 조종사들이 델타항공에 합병된 회사의 새로운 근무 일정 때문에 토론이 격렬해졌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조종사 2명은 모두 각자의 랩톱을 꺼냈고, 1등 승무원이 조종사들에게 회사의 새 근무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 하는 사이 조종사들은 비행기 운항상태 점검이나 항공 통제 교신 상태를 살피지 않았고 계기판에 나타나는 항공사의 반복된 메시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이들이 잘못을 깨달은 것은 예정 착륙시간 5분 전. 한 승무원이 내선 전화로 승객들에게 착륙을 준비하도록 알려야 하는지를 문의한 것을 듣고서야 조종사들은 자신들이 항로를 한참 벗어났고 통제소와 교신을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
문제의 비행기는 연락두절 상태에서 예정항로를 벗어나 150마일 이상 비행한 끝에 미니애폴리스 공항에 착륙했고 조종사들은 이후 조사를 받아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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