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해의 11월이면 각 교육구의 교육위원 선거가 열린다. 우리들은 대통령 선거 같은 연방선거에는 굉장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우리의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할 교육위원 선거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 유권자들이 교육위원 선거를 외면하고 있는 동안 교육위원 선거는 일부 이해 당사자들만의 행사로 전락해 버렸다.
한인후보인 제임스 강이 출마한 ABC 교육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ABC 교육구는 세리토스, 아테시아, 놀웍 등을 포함하는 교육구로 한인들 사이에 학군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한인 학생이 전체 학생의 15%를 차지하고 전체 거주민 중 10%가 한인임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우리들은 교육위원 선거가 열리는 자체를 모른 채 지내왔다.
ABC 교육구 역시 미국 경제불황의 여파로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전체 1억6,500만달러의 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86%로 그 총액이 1억4,000만달러를 넘는다.
부족한 예산은 결국 학생들의 교과서와 학습 기자재 구입비를 16%나 삭감하는 것으로 해결하는 실정이다. 양질의 교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형편에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상식일진데 고통은 전부 임기 보장이 안 된 임시 교사들과 학생들에게만 전가됐다.
오랜 기간동안 유권자들이 외면해버린 교육위원 선거는 교육구 당사자들과 교사노조와 일부 정치인들만 참여하는 선거가 되어버렸다.
교육위원이라는 것은 교육구의 예산을 심의하고 인사권을 가지고 각 학교의 교장, 교감, 교사를 채용하고 교육구 전반을 학생들을 위해 감시하고 이끄는 것이 임무인데 정작 감시를 받아야하는 대상인 교원노조의 도움으로 교육위원 전체가 당선되는 형편이니 개혁이니 감시니 하는 말들은 남의 나라 말이 되어버렸다.
형편이 이러니 18년째 교육위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ABC 교육위원의 재임기간 평균은 무려 11년이나 된다. 아무도 선거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교육구와 교원 노조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계속 당선이 돼서 생기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다.
우리는 자녀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을 등하교 시키고 피아노 학원으로, SAT학원으로 끌고 다닌다.
주말이면 한글학교로, 방학이면 봉사를 시킨다며 일 년 열두 달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전심전력을 다하면서 정작 ABC교육구의 경우처럼 1억 7,000만달러나 되는 예산이 어떻게 쓰여 지고 집행되는 지에는 관심이 없다.
학생당 410달러씩 나오던 교과서 구입비가 340달러로 깎여서 5권 받던 책이 4권으로 줄어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구 행정이 올바로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학부모들이 감시의 눈을 떼어서는 안 된다. 선거는 감시의 눈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교육 관계자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기회가 된다.
11월3일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교육위원 선거가 있는 날이다. 우리의 자녀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선거인 교육위원 선거에 한인 모두가 참여하여 교육구 이해 관계자들을 위한 선거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선거가 되도록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
안충모 / 중부 한인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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