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탈선의 계절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이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강·절도 등 한인 10대들이 관련된 강력사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 부모들의 세심한 자녀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인 밀집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한 일부 한인 10대들의 탈선 사례와 함께 원인 및 대책을 짚어본다.
가정불화·학업·나쁜 친구 등 원인
관심 사랑과 건전한 놀이문화 절실
커뮤니티 단체 기관도 나서야할 때
■ 사례 #1
LA인근 한 고교에 재학중인 A군(16). A군은 또래 친구 1~2명과 함께 일주일에 한두번 방과 후 한인 불법택시를 불러 한인타운으로 향한다. 노래방으로 직행, 춤추고 노래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A군은 보호자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친구집에서 숙제를 하고 있다”고 둘러댄다.
■ 사례 #2
지난달 20일 LA한인타운 내 한 샤핑몰내 사무실에 14~17세 추정 한인 청소년 2명과 또래의 흑인 청소년이 칩입해 2,500여달러 상당의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용의자들은 쇠막대기로 피해업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컴퓨터, 셀폰, 청소기 등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 사례 #3
지난 9월 LA인근의 한 중학교에서 한인학생을 포함한 여러명의 학생들이 교내에서 마약을 판매하다 경찰의 함정수사에 적발됐다. 관련 학생들은 곧바로 학교로부터 퇴학조치를 당했다.
■ 원인
청소년 전문가들은 부모와의 불화, 가정 폭력,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 학교 부적응, 인터넷 등을 통해 공유하는 또래들의 일탈 수법과 정보에 대한 호기심 등을 탈선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모가 모두 일터에 나가면서 집에 가도 특별히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야하는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부모나 학교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 쉽게 탈선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의 강나연 코디네이터는 “청소년들의 탈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계’”라며 “부모와 자녀, 선생과 학생이 서로 믿고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회복해야하는데 이것이 형성되지 못하면 청소년들은 서로 문화와 의식이 통하는 또래끼리만 어울리면서 가정과 학교에 대한 반항을 외부로 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책
청소년 탈선 및 범죄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은 부모가 10대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관심과 사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놀이문화가 없는 커뮤니티의 현실이 먼저 개선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과 후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이 모여 마땅한 놀이문화를 찾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탈선의 길로 접어든 선후배와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여기에 동참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청소년 탈선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커뮤니티 차원에서 청소년 관련 기관 및 학교, 학부모가 함께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선도기관인 ‘그린패스처’의 김기웅 목사는 “자신들의 놀이 공간이 없는 청소년들이 숨어서 놀다보면 탈선과 범죄에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교회 등 넓은 공간이 있는 단체나 기관에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한 공간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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