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당면해있는 시급한 문제는 아프간 전쟁의 진로결정이다. 건강보험법 개정이나 경제 활성화 문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아프간 문제와 비교하면 양자택일을 요하는 긴박한 문제는 아니다. 탈레반 정권을 2개월 만에 무너뜨렸지만 8년째 접어드는 현재도 그 잔재는 세력을 점차 확장시키고 있으며 알카에다 역시 기승을 올리고 있다. 아프칸 미 사령관은 현 교착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최소 4만 명의 증원 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에 정부 일각에서는 강한 반대를 하며, 더 나아가 감군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어느 쪽이던 미국이 원하는 전쟁 목적을 성취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 증원이 전쟁의 승리를 기약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전쟁은 지난 월남 전쟁 때처럼 장기화되고 승리 없이 막대한 군비의 소모와 사상자를 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감군을 주장하는 측은 아예 정쟁 목적을 알카에다 테러 소탕에 중점을 두자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이라크전쟁과 달리 ‘필요의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9.11 사태를 야기 시킨 알카에다를 지지하고 있는 탈레반에게 아프간을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 것 같다.
전투 병력을 축소할 경우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고 아프간은 다시 알카에다의 테러 집단의 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탈레반 집단의 위협에서 벗어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리라고 보며 그렇게 되면 증원군 파병 쪽으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전쟁을 계속하려면 국민의 지지가 무엇보다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현재 아프간 전쟁 지지율은 과반수에 못 미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전쟁은 결국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을 미국 근대사를 들어 제시하였다. 그 예로 월남 전쟁과 한국전쟁을 들었다. 그리고 이 논설의 핵심은 결정적인 전투에서 획기적인 승리를 거두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의 아프간 전투는 주로 게릴라전이었고 국민의 사기를 북돋울 만한 커다란 승리는 없었다. 전쟁초기 탈레반 정부를 무너트릴 때 있었던 감격과 지지는 사라진 것이다. 드물게도 지난 10월9일 아프간의 동북부 와나트 오지에 있는 미군 초소에 대규모 반군의 공격이 있었다. 반군은 초소를 탈환한 후 12명을 사살하고 11명의 인질을 잡고 후퇴하였다.
미군은 결국 방어에 어려움을 들어 초소를 포기하고 안전지대로 철수하였다. 미군은 결정적인 승리를 보여줄 가장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상황은 미군에 유리한 편이었다. 이 전투는 밝은 대낮에 이루어진 것이고, 폭격으로 양민에게 피해를 줄 수 없는 산 정상에서 적은 공격을 개시하였다.
그리고 이 전투는 게릴라전이 아니라 정면 공격이었고 모처럼 200여 적과 맞서는 대결이었다. 그런데도 절대적인 제공권, 기동력, 최신의 무기를 가진 미군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정신력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미군이 반군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적을 물리쳤다면 전쟁을 비관적으로 보고 감군을 주장하는 일부 정부 측 인사와 시민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은 1968년 한 전투에서 패하면서 월남전 패배의 수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전투에서 적을 물리칠 강한 정신과 신념이 미군에 있는지를 오바마 대통령은 판단해야 한다. 만약 이런 강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중원군 파병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김종율 /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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