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의 ‘아!’하는 아쉬운 숨소리가 들렸던 그 순간 어떤 일이 있었나. 김연아 선수는 트리플 점프 하려고 온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 긴장된 순간, 점프를 포기 했다. 스케이트 날에서 뭔가를 느꼈다. 점프를 해야 할지 순간적인 결정을 해야 했다. “포기다. 그리고 나머지를 더 잘하자.” 초순간적 전환이 필요했던 그 순간 김연아는 그 결정을 내렸다.
김연아는 빨리 포기하고 그 다음 단계의 퍼포먼스를 여유 있게 펼쳤다. 이처럼 빠른 정신적 스위치를 할 수 있는 성격이 김연아 선수를 최고로 만들었다. 아무리 스킬이 좋고 테크닉이 좋았어도 만약 연아 선수의 성격이 실수에 집착하고 자기를 미워하고 남을 원망하는 성격이었다면 여유있는 퍼포먼스는 힘들다. 짜증스런 무드로 점프 할 수 없었던 순간에 집착했더라면 절대로 그렇게 백조처럼 여유 있는 모습으로 스케이트장을 날수는 없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선수로서 정말로 억울하고 속상한 순간이었을 수 있다. 그 점프를 잘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아왔던가. 연습하고 또 하고, 생각하고 또 하고, 돌고 또 돌고, 이젠 정말로 갈고 닦은 실력으로 멋있게 보여 주어야 하는데 그 시각에 스케이트 날에 뭔가가 걸리다니 이렇게 기가 막히고 억울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김연아는 최고가 되기에 꼭 필요한 성격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없었던 것에 집착하지 않고 초 스피드로 생각을 전환시켜 자기가 현재 해야 하는, 또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생각해 내 그 순간에 충실했다. 이런 성격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는 김연아의 정신적인 순발력과 밝게 자기 모습을 펼치는 성격의 바탕을 그녀 아버지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확인했다. 김연아 아버지는 “다른 건 몰라도 내 딸 연아가 배짱만은 최고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딸이 트리플 점프를 못한 것을 아쉬워하지 않았다. 나머지를 잘 했던 것에 초점을 맞추며 기뻐해 주고 자랑 스럽게 말해 줬다. 그런 아빠 밑에서 컸기 때문에 김연아가 지금의 성격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성격, 이런 삶의 태도가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사업이 잘 안 되든, 직장에서 해고됐든 과거의 실수와 잘 안되었던 어떤 사건에 집착해서 그 일을 생각하고 또 하고 말하고 또 말하며 속상해하고 화내는 성격을 갖고 있으면 인생을 성공적으로 끌고 나갈 수가 없다.
왜냐하면 오늘 내게 주어진 정신적 에너지를 과거를 되뇌이는 일에 모두 써 버리고 있으면 현 순간에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또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이 미래를 향해 자기 실력을 펼친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과거가 1 분전의 일이었든 2 시간 전, 1년 전, 5년 전의 일이었던, 어떤 실수였거나, 잘못이었거나, 불운이었거나에 관계없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빨리 떨쳐버리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인생을 성공하려면 우리의 에너지를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의논하며 사는 데 쏟는 성격을 개발해 되는 것이다. 빨리 잊고, 빨리 용서하고, 내게 잘못된 어떤 일에 대해 남에게 원망하지 말고 지금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것들을 찾아서 말해주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지녀야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쳐 갈 수 있다.
물론 오래된 마음의 상처 중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 해결하려고 애써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것 때문에 과거 속에 머무르며 관계를 망가트리지 말고 빨리 전문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순자 / 상담심리학 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