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탤런트 최진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등등… 그리고 남가주에서는 박인택 중앙일보 미주본사 사장, 존 박 한미은행 전무까지. 최근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기업 대표나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충격적 자살이 소식이 잇따르면서 자살이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 차원에서 자살에 대한 인식 전환과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50년 동안 LA에서 자살방지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디디 허시’ 정신건강센터를 찾아 자살방지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찾기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전문상담원 사후 관리까지 제공
LA서 50년 ‘전세계 최고 수준’
“한인 특성 맞는 프로그램 개발”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을 부끄럽게 여기고 감추려고만 하는 경향이 더 큰 문제를 불러옵니다. 이를 질병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난 1942년 설립된 디디 허시 정신건강센터(이하 허시센터)는 LA에서 가장 광범위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지난 1958년부터 시작된 자살방지센터는 철저한 연구와 전문교육을 바탕으로 120여명의 상담원들이 24시간 상담과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살방지 상담 프로그램으로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허시센터의 전문가들은 자살의 경우 절망감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살충동 순간에 전문가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자살을 실질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허시센터는 5년 전부터 한국 육군 및 공군의 군목들을 상대로 군 내부 자살방지 상담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어오고 있는데 최근 UCLA 치대 토마스 한 교수를 이사로 영입, 한인 커뮤니티로의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허시센터에는 5명의 한인 상담원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UCLA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허시센터의 전문 상담원들이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일에 투입되기도 했다. 앞으로 한인사회와 협력해 한국어로 상담을 할 수 있는 한인 상담원 교육과 한인 특성에 맞는 자살방지 및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것이 센터의 계획이다.
LA카운티 검시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한인 사망자 4명당 1명이 자살로 나타났고 캘리포니아에서 자살하는 아시안 여성의 89%가 이민자이고 한인 비율은 11%에 달했다.
허시센터 대표 키타 커리 박사는 “본인의 자살충동이나 가족의 자살로 인해 도움을 청해 오는 한인들이 있는데 한인사회는 자살을 치욕스런 비밀로 간주해 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허시센터에서 자살방지 연수를 받은 한국 공군의 신성열 중령은“자살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디자인된 상담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허시센터의 상담 연수를 받고 실감했다”고 전했다.
커리 박사는 최근 한인사회의 잇따른 자살에 대해 “자살한 사람의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감추는 것은 그만큼 자살에 폐쇄적으로 대응한다는 증거”라며 “자살이나 우울증을 심리적인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생물학적인 질병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신 기자>
디디 허시 정신건강센터의 키타 커리 박사(오른쪽)와 린 모리스 자살방지 디렉터가 자살자들의 얼굴이 새겨진 퀼트 작품을 가리키며 자살방지 노력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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