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LA한인타운 한복판에 ‘방글라데시 거리’(Little Bangladesh Corridor)가 조성될 전망이다.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알렉산드리아~뉴햄프셔’ 사이 3가 선상이 될 전망이다.
‘한인타운 구역설정 소위원회’ 이창엽 LA한인회 이사장은 지난달 19일 탐 라본지 LA시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글라데시 커뮤니티 대표들과 3가에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를 조성하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3가의 한인 업주들은 물론, 히스패닉 업주들까지 반발하고 있다. 무슨 이유로 3가에 방글라데시 거리기 조성되는지 이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실제로 라본지 의원이 한-방글라데시 커뮤니티 관계자들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현장 실사에 나섰을 때 3가에 형성된 방글라데시 업소는 10곳 미만이었다. 3가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인종에 상관 없이 ‘3가 = 한인타운’ 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업주들은 현재 ‘리틀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90% 이상의 업주들이 서명을 마쳤다고 한다. 한인들도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을 못 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소위원회가 공청회나 서명운동 등을 통해 한인타운 구역을 설정하고 방글라데시 타운을 한인타운 바깥에 조성하기로 합의한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3가에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을 합의해 주었다고 하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실감난다.
몇 달 전 방글라데시 타운은 버몬트 동쪽의 버질을 중심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발표와는 반대되는 설명이었다. 발표한 내용을 기억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타운을 설정할 때 한인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했다면 방글라데시 거리 조성건도 반드시 한인사회에 알리고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빨리 합의해주지 않을 경우 타운 구역설정 문제도 복잡해져 주류 언론들로부터 ‘영역 다툼’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소위원회 논리지만 이것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위원회는 라본지 의원이 ‘방글라데시 거리’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고 하지만 정작 라본지 의원은 3가 현장 실사를 벌인 뒤 ‘인터내셔널 마일’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너무나도 쉽게 타운 내 방글라데시 거리를 합의해준 소위원회는 한인사회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늦었지만 한번 더 한인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소위원회에 협상을 위한 전권은 위임했지만 여론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결정하라는 권한을 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도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현재 한인들이 ‘코리아타운’으로 알고 있는 지역은 누가봐도 ‘코리아타운’으로 거주자들과 주류 언론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코리아타운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대용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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