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델로 역의 세계적인 테너 요한 보타 등 12월 2일까지 공연
SF 오페라가 시즌 피날레 ‘오델로’ 공연에서 성악적인 극찬을 얻어냈다. 지난 8일 개막, 12월2일까지 계속되는 이 작품은 베르디의 74세때의 작품으로, 극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악의 화신 이야고 역에 Marco Vratogna(바리톤)가 사악하면서도 간교한 이야곡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고, 오델로 역의 일인자 남아프리카의 테너 요한 보타의 굵직한 목소리, 데스데모나 역의 불가리아 소프라노 Zvetelina Vassileva 의 청아한 목소리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조역들의 우렁찬 합창, 루이소티 지휘의 오케스트라 또한 극적인 긴박감을 창출하며 SF 오페라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카고 릴릭(오페라)에 빌려온 무대. 마치 건축장에서 판자조각을 얼기설기 짜깁기 해 놓은 듯한 엉성한 무대가 싸구려 티를 면치 못하고 있고 중량감있는 극의 비극성과 전혀 어우러지지 못하면서 멋진 성악과는 달리 총체적인 오페라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인간은 선을 열망하면서도 악을 행하는 부조리한 존재이다. 악의 이면은 도덕, 체면 등에 가려져 있기 마련이나 선을 가장한 악은 더더욱 악취가 심하다. 세익스피어야말로 이러한 인간 내면의 악의 심리를 파헤치는 데 달인이었다. 특히 ‘오델로’는 간교한 이야고의 심리묘사가 특출하며, 질투심으로 파멸해 가는 오델로의 모습 역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극렬하게 보여준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알려진 ‘오델로’의 주역 오델로는 베니스(베네치아)의 장군이며 키프로스 섬의 흑인 총독이다. 그러나 데스데모나라는 어여뿐 아내를 둔 것이 그의 행복이자 동시에 불행의 시작이었다. 카시오라는 동료에게 부관 자리를 빼앗긴 이야고라는 부하는 모략으로 오델로와 데스데모나, 카시오를 파멸 시킬 함정을 파고, 낄낄거리며 악의 회오리 속으로 휘말려 가는 이야고의 모습, 질투심으로 파멸해 가는 오델로의 모습 등? 비극의 달인 베르디의 음악과 세익스피어의 극이 어우러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압권의 장관이 펼쳐진다.
남은 공연 : 25일(7:30pm), 29일(2pm), 12월2일(7:30pm)
티켓 문의 :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jungmus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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