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등 타운 내 일부 유흥업소를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미성년 도우미’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후 연말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청소년 탈선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미성년 도우미’의 실체가 본보 기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 청소년 자녀를 둔 많은 한인부모들은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성년 도우미’ 문제는 한국에서 원조 교제와 맞물려 오랫동안 큰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곤 했다. 노래방 여성 도우미 중 일부는 성인남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고객들에게 술시중을 드는 단순 접대부 역할을 뛰어넘어 더 큰 돈을 벌기위해 성 매매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16세 난 여고생 자녀를 둔 한인남성 K씨(43)는 “일부 한인 유흥업소에서 손님을 끌기위해 여성 도우미를 쓴다는 말을 몇몇 지인들로부터 들었는데 고등학생 나이밖에 되지 않는 청소년 도우미까지 등장하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청소년 탈선은 각종 범죄가 급증하는 연말이면 어김없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단골 메뉴’이다. 어쩌다 한인 커뮤니티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한번쯤은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학교 및 부모로부터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다.
‘돈이면 다’ 라는 물질 만능주의에 빠져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기는 도우미 알선 업체와 업체로부터 소개받은 어린 10대들을 접대 현장에 투입시키는 유흥업소 업주, 자녀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생활하는 부모들 모두 청소년 탈선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일부 알선업체의 경우 고소득을 미끼로 내걸고 직접적인 접촉이나 광고를 통해 청소년들을 도우미의 세계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매상 올리기에만 급급한 유흥업소 또한 젊고 예쁜 도우미 확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공부 잘 하고 어른들 말씀 잘 듣는 모범생이 될 것을 강요받으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0대들은 종종 손쉬운 돈벌이를 전제로 한 ‘자유로운 삶’에 대한 유혹을 느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회가 오면 과감히 도전하는 당돌함을 보인다.
교육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탈선은 다름 아닌 사회적·가정적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LA카운티 아동보호국 관계자는 자유를 향한 탈출구를 찾는 10대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보다 물질적인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인 이민사회의 슬픈 현실이라며 “청소년들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청소년 탈선문제 해결은 문제에 대한 공통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바빠도 자녀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점검해보고 자녀와의 대화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10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이다.
양승진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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