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열(취재 1부 부장대우)
2009년 12월 마지막 날이다.
오늘이 지나가면 2009년은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새로운 2010년이 온다. 세밑에 빠지지 않는 사자성어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도 탈도 많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올 한해 한인사회를 가장 크게 뒤 흔들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본보가 선정한 ‘2009년 한인사회 10대 뉴스’를 보자. ‘뉴욕 한인 선출직 정치인 탄생 무산’, ‘최악의 경기침체’, ‘자살바이러스 확산’, ‘신종플루 감염 공포’, ‘치열했던 뉴욕
한인회장 선거’,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애도 물결’, ‘미 최초 흑인대통령 탄생’, ‘포괄이민개혁안 마침내 상정’, ‘재외동포 참정권 회복’, ‘코리안퍼레이드 아메리카애비뉴시대 개막’ 등 기쁨과 감동,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사건과 사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1년 내내 우리사회에서 떠나지 않았던 화두는 뭐니 해도 ‘최악의 경기침체’였을 것이다.
지난해 터진 월스트릿발 금융위기가 올들어 본격화되면서 미국경제 전반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인경제는 사상유례없는 불황을 경험해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집집마다 가계는 팍팍해졌고, 업종을 막론하고 점포 폐업은 곳곳에서 속출했으며, 그 결과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도 잇따랐다. 이 같은 영향일까. 유독 올해는 생활고와 신변을 비관한 자살사건이 연이으면서 사회 전체를 충격과 혼란 속에 몰아넣었다. 새해 벽두부터 베이테라스에서 남편이 아내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
반 자살의 참극이 발생했는가 하면 경제난으로 퇴거소송을 당한 부부가 집에 불을 질러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뉴저지 30대 남성이 조지워싱턴 브리지에서 투신자살을 했으며 스태튼아일랜드 30대 남성이 공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셸터를 전전하던 40대 여성이 플러싱 주택 지하실에서 목을 매 숨지는 등 수십여 명에 달하는 동포들이 자살을 택하는 비극이 한 해 동안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한인사회는 그래서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같은 불행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내년은 분명 올해와 다를 것이다.경제 전문가들은 날개 없이 추락하던 미 경제가 이미 바닥을 쳤으며 내년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 주식시장도 연말 랠리가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한없이 메말라가기만 하던 우리 사회에도 곧 단비가 내릴 것이다.
한 해를 보내는 안타까움이나 아쉬움 보다는 다부진 각오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풀어진 운동화 끈을 질끈 다시 잡아매고 대망의 2010년을 힘차게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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