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라노 캐서린 김 ‘낙소스 섬의 아드리아네’ 주연
▶ 세계적 한인 프리마돈나 입지 굳혀
소프라노 캐서린 김(김지현)이 현재 공연 중인 ‘낙소스 섬의 아드리아네(Ariadne auf Naxos)’를 통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주역이자 조수미, 홍혜경, 신영옥의 뒤를 이를 세계적인 한인 프리마돈나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07~8 시즌 ‘피가로의 결혼’으로 메트 무대에 선을 보인 캐서린 김은 ‘마술피리’의 파파게나 역으로 주목을 받은 후 올 시즌 ‘호프만 이야기 (Les Contes d’Hoffmann)’에서 올림피아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이번 작품에서 주연인 쩨르비네타역으로 맹활약하고 있다.이 작품은 18세기 베니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태리어가 아닌 독일어로 공연된다. 아리아드네와 바커스에 관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비극을 준비하던 극단이 피에로 단원들로 이루어진 이태리 코미디 극단과 한 무대에 서게 되는 해프닝이 주된 내용이다. 극 속의 극이 등장하는 액자 형식으로 실제로 2막은 거대한 액자 프레임이 무대 장식을 이룬다.
형식상으로는 극단의 음악감독역인 영국 출신 메조 소프라노 사라 코넬리와 아드리아네 역을 맡은 스웨덴 출신의 소프라노 니나 스테메가 주인공. 그러나 캐서린 김이 가장 많은 관객의 박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12분간이나 이어지는 그 유명한 쩨르비네타의 아리아 때문이다.4일 첫 공연에서는 다소 긴장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가 공연 리뷰에서 “쩨르비네타의 노래가 너무 조심스러웠고 연기가 다소 위축되어 보였다”는 평을 하기도 했지만 8일 두 번째 무대에서 캐서린 김은 훨씬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캐서린 김이 가장 고전적인 고음 창법인 콜로라투라 스타일로 아리아를 이어가는 동안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무대에 몰입했고, 마침내 쩨르비네타가 한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앉자 극장이 떠나갈 것 같은 박수와 환호를 1분 이상 쏟아냈다. 그는 공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워낙 소프라노 가장 어려운 아리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늘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관객들이 그렇게 열광적인 박수를 쳐주시면 내가 임무를 잘 마쳤구나 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극장을 떠날 때 관객들이 3시간 앉아있던 시간이 안 아까웠다고 생각하시게 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김씨는 “리하르트 스트라우스는 제가 좋아하는 작곡가 중에 한사람이고 특히 쩨르비네따는 극중에서 배우역활이기 때문에 부르는 노래 가사 하나하나에 공감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아주 스테미너를 요구하는 역할인데 처음 맡았지만 나에게 딱 맡는 역할 같아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의욕에 찬 표정을 보였다.
메트오페라에서 유일한 한인 이사인 신소정씨도 이날 공연을 지켜본 뒤 “캐서린은 정말로 재능있는 아티스트기 때문에 분명히 메트가 자랑스러워하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캐서린 김은 다음 시즌에도 중국을 배경으로 한 존 아담스 작곡의 ‘닉스 인 차이나(Nixon in China)’에서 주연인 마담 마오역을 맡게 된다. 나녹스섬의 아드리아네는 15일 오후 8시 그리고 20일 오후 1시 공연된다. <박원영 기자>
메트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드리아네’에서 쩨르비네타 역을 맡은 캐서린 김이 상대 주연 배우들과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브렌트 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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