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커뮤니티에 속하고, 그 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가정, 교회, 사회, 국가, 세계… 그런데 우리 재미한인의 사회는 무엇일까.
한인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주류사회를 자기의 공동체로 느끼는 강도는 약하다. 주류정치에서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보다 강한 조직의 이해에 짓밟히면서도 항거조차 못할 수 있다.
한인들은 오랜 세월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에 막혀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자신들이 정부의 보호나 자원분배를 받을 권리가 있다거나 권리를 주장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세금을 내왔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죽어라 일해 가까스로 이윤을 냈나 싶으면 세금으로 다 내고 종업원 상해보험에 눌리기 일쑤다.
노인복지, 여성복지, 아동복지, 2세의 교육에 있어서도 한인의 목소리는 주류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것은 한인의 주류정치 참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류정치에 도전하는 한인을 밀어주는 것은 우리 자신과 후대를 위한 일이다.
연방 상하원,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상하원, 시장 및 시의원 등에 도전할 인재들을 발굴 지원하는 것은 한인사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어바인의 최석호 시의원이 주하원에 도전장을 냈다. 주 하원의원의 역할은 캘리포니아 주민을 대표하여 주정부를 감시하고 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하는 것이다. 한인사회에서 주하원의원이 배출되면 한인의 위상도 높아지고 후대에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인 주하원의원 배출을 위한 기금모금을 하면서 우리 한인의 정치문화가 적극적이기보다는 수동적이고 방관적이라는 사실을 느끼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나는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태도를 접할 때, 여성 정치문화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에 비해 미주 한인 여성의 정치문화는 60~70년대 이민 온 시점에 고립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정치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여성들도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 시민으로서 활발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하고 공직에 진출하여,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구이다. 여성의 돌보고 감싸고 양육하는 리더십으로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어야 한다.
또 교회 지도자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안타깝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정치는 악한 영역이며, 상관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교회는 세상과 구별되되 세상에서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복음이 전파된다면, 정치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갈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한인 정치가가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권력을 깨끗하고 정의롭게 행사하도록 기도와 물심양면으로 후원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재외 국민 참정권 논의가 뜨겁다. 무엇보다 의식계몽을 통해 선진적 참여 민주문화가 정착되어야, 우리 한인은 고립된 이방인이 아닌 주인의식을 갖고, 우리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주준희 / 정치학 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