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의 기자나 프로듀서들이 외국 출장을 이웃집 드나들듯 쉽게 하고 있지만 70년대 초 만해도 순번을 정해 놓고 2명, 3명씩 짝을 지어 일본을 다녀오는 일이 고작이었다. 그 무렵 6박7일의 일본 출장이 끝날 때쯤이면 으fp 다녀오는 데가 있었는데 그곳은 전자상품을 파는 도쿄의 아키하바라였다.
거기서 그저 신기하게만 보였던 소니 카메라, 아카이 트랜지스터라디오, 그리고 시티즌 손목시계나 양산 등을 가족 선물로 사고 회사의 동료들을 위해서는 거꾸로 들면 기차가 후지산으로 올라가는 그림이나 여자가 그려진 볼펜 십여 개 씩을 사들고 왔던 기억이 난다.
일본 사람들은 싫어하면서도 그들이 만든 제품은 무조건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아직 그런 전자 제품이 없었을 뿐 더러 있다 하더라도 품질이나 성능에서 도저히 일본을 따라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그 때 사 온 일제 다리미가 미국까지 따라와 40년 동안이나 계속해 쓰여 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만한 일이다.
그런데 오늘은 도요타 사장이 미국의회의 청문회에 나와 수모를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몇 년 전 만해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제, 하면 무조건 신뢰하고 무조건 품질이 좋다고 하던 인식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는 소리를 듣는다. 왜 그랬을까? 도요타의 아키오 사장이 청문회에 앞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아키오 사장은 ‘우리는 사람과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속도 이상으로 성장을 추구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직면한 리콜사태로 귀결되고 있는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사람에게서 진정성처럼 중요한 덕목이 없다. 아무리 말 잘하는 정치인이나 목사라도 그에게서 진정성, 신뢰감이 떨어지고 나면 유권자나 신도들로부터 하루아침에 외면당하는 것을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언제나 진정성에 바탕을 두지 않는 한 그것은 지극히 관념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한인사회도 이 봄이 되면 오랜 침체를 벗어나 기지개를 켜게 되기 바란다.
그러나 도요타 사태에서 우리도 교훈을 찾아야 한다. 음식점에 손님이 조금 늘기 시작한다고 해서 다시 값을 올린다거나 불경기 시절의 매출 격감을 만회 한다며 조악품을 생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본시 고구려의 핏줄과 신라 사람의 머릿속, 그리고 백제 인의 가슴속에 뛰고 있던 어질고 착하며 지혜로운 덕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밴쿠버 올림픽에서 보여 졌듯이 날쌤과 용기도 갖고 있는 민족이다. 이 땅에 이민 와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이 그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다시 3.1절을 맞았다. 일제 강점 100주년이 되는 올해 3.1절은 더욱 감회가 깊다. 또 한번 ‘기미년 3월1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이 대한 독립 만세’ 하는 3.1절 노래를 되새겨 보겠지만 올해는 그것으로 끝나지 말고 저처럼 일본이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에 웃음만 짓고 있을 일이 아니라 이 기회에 미주 한인 사회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보기로 하자.
무엇이 우리들의 새로운 브랜드 여야 하는가? 우리들 한민족의 선한 민족성과 전통문화를 살리되 시대의 흐름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고유의 가치, 그리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포용하며 화평하는 세계인의 정신에서 우리들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원망과 불화와 속임수에서는 과감히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김용현 /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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