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에는 노래방이 어디를 가더라도 찾기 쉬울 정도로 성업중이다. 노래방이 이렇게 많다 보니 과당 경쟁 양상이 되고 일부에서는 각종 탈법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인 노래방들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행해지고 있는 도우미 서비스는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주 LA경찰위원회 산하 면허수사전담반(CID)이 한인 노래방 업주들을 특별히 초청해 ‘합법적 노래방 운영을 위한 규정 및 허가 절차 설명회’를 가진 것은 현재 한인타운 노래방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했다. 유례가 없었던 이같은 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그만큼 한인타운 노래방들의 탈법 행위가 많다는 반증이었다.
경찰이 말하는 노래방들의 불법·탈법 영업 형태는 다양했다. 노래방 고객에게 도우미를 알선하는 행위, 비어·와인 라이선스로 양주를 파는 행위 등은 상식적으로도 불법임을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고 노래방 유리창에 검정 틴트를 하는 행위나 불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조광 스위치를 사용하는 행위 등도 규제 대상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흔히 새벽 2시 이후에는 술을 팔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업소의 라이선스 규정에 따라 술을 팔 수 있는 시간이 더욱 제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설명회에 경찰은 130여곳의 한인 노래방 업주나 관계자들을 초청했지만 참석자는 30여명에 불과했다. 경찰로서는 노래방들이 업소 운영 관련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었지만 호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참석 업주들의 상당수는 지루한 표정이었고 일부는 ‘불법인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같은 설명회가 과연 실효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
경찰은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노래방들의 불법?탈법 영업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천명했다. 업주들은 지금도 단속이 강하다고 불만이지만 경찰이 이렇게까지 작심하고 나오는 모습을 볼 때 단속의 강도가 더 강화될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단속이 강해지더라도 과연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의 단속 폭풍이 지나가면 또 다른 형태의 불법?탈법 영업 행태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업소들이 탈법 영업을 하도록 부추기는 한인들의 수요가 존재하는 한 강력한 단속만으로는 문제의 근원이 뿌리 뽑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규정된 시간 이후에도 술을 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노래방에서 도우미들을 찾는 한인 고객들의 수요가 있는 한 경찰과 업소들의 밀고 당기는 쳇바퀴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경찰의 노래방 단속을 계기로 한인들에게 알게 모르게 스며 있는 탈법 의식의 각성도 필요한 시점이다.
양승진 / 사회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