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대기자 2천명 10년이상 기다려야
▶ 3~4년은 예사, 수요비해 공급 태부족
요즘 LA지역 저소득층 노인아파트 입주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아파트 마다 대기자 명단에 적게는 200~300명, 많게는 2,000명 가까운 노인들이 올라가 있어 길게는 10년 이상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하다. 이처럼 노인아파트 입주가 힘들어진 것은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아파트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아파트 신청자가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저렴한 렌트비 때문. 대부분 아파트가 입주자 월 수입의 30% 정도를 렌트비로 책정, 수입에 따라 월 200~300달러(1인 기준)만 내도 거주할 수 있다. 또한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는 즐거움과 대형 아파트의 경우 호텔 못지않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요인이다.
본보가 14일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거나 선호한다는 LA 시내 노인아파트 16곳을 조사한 결과 빈 방이 있어 당장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는 한 군데도 없었고 4곳만이 입주신청서를 접수하고 있었다. 크레슨트 빌리지 아파트의 경우 대기기간이 3년 정도로 타 아파트보다 짧은 편이었지만 팍뷰 테라스, 맥아더팍 타워 등 2곳은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LA 시내 노인아파트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다운타운 앤젤러스 플라자의 경우 무려 1,800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타운 윌셔 윌튼 암스 아파트도 1999년 신청서를 접수한 노인 중 일부가 올해 입주할 정도로 대기자 적체가 심각하며 미라마 타워 아파트에도 300명 이상이 대기 중이다.
스완 씨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002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인들이 아직도 이사를 오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신청하면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아파트 입주 희망자 중 일부는 당장 원하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발품을 팔아 이 아파트, 저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8가와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의 비스타 타워 아파트를 방문해 입주 신청서를 얻은 한인여성 최모(64)씨는 “자식들 신세 안지고 또래 노인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살려고 노인아파트를 찾고 있다”며 “아파트 마다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앤젤러스 플라자에 거주하는 김모(74)씨는 “한인들이 많아 전혀 외롭지 않고 시설도 잘 돼 있어 아파트 생활에 만족한다”며 “입주신청을 한 뒤 오래 기다리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인아파트 입주 관련 상담 및 신청서 작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인타운연장자센터 박창형 소장은 “매일 한인 3~5명으로부터 노인아파트 입주 관련 문의가 들어온다”며 “타운 노인아파트 입주가 워낙 힘들기 때문에 일부 노인들은 LA 동부나 남부 등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아파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한 노인아파트 입주 사무실에 현재 빈 방이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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