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들 억울해하는 사연.무죄 입증 증거 소개
지난해 4월 시카고 인근 노스브룩에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있는 한인 고모(57)씨 사건과 관련, 현지언론들이 억울해하는 고씨 가족의 사연을 소개하며 사건을 재조명하고 나서 재판에서 반전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카고 트리뷴과 WGN 방송은 고씨가 아들(당시 22세)에게 칼을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그의 아내와 딸 등 가족들은 아직도 무죄를 믿고있다고 보도했다.
트리뷴은 3일자 신문에서 "아들의 참사를 슬퍼하며 남편의 무죄를 밝혀내야 하는" 고씨의 아내 입장을 소개하면서 "경찰이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고씨를 쉬운 타깃으로 삼아 짜맞추기식 수사를 진행한 끝에 성급히 범인으로 단정지었다"는 가족과 변호인의 주장을 전했다.
WGN 방송도 이날 밤 주요뉴스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쿡카운티 교도소에서 이루어진 고씨의 인터뷰와 함께 노스브룩 경찰이 고씨를 취조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이 방송은 또 현장에서 제3의 DNA가 검출되는 등 제 3자가 개입된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고씨의 아들은 사건 당일 오전 3시45분께 자택 현관에서 여러차례 칼에 찔린 채로 고씨 부부에게 발견됐으며, 경찰은 고씨가 늦게 귀가한 아들과 다투다 칼을 휘두른 것으로 보고 1급 살인혐의로 구속한 뒤 보석금 500만 달러를 책정했다.
노스브룩 경찰은 사건직후 고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발표했지만 고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트리뷴은 법원 기록을 인용, 고씨의 아들이 사망한 날 친구들과 모여 마리화나를 사서 피웠다고 밝히고 이 점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경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고씨 집의 이웃 주민은 집 밖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무언가 크게 부딛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 이 사건이 집안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경찰 측 주장과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리뷴은 "영어에 서툰 고씨에 대한 조사가 통역없이 영어로 진행되거나 한국어에 서툰 다른지역 재미교포 경찰이 통역으로 참가해 이루어졌다"는 변호사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경찰이 아들의 죽음에 충격받은 슬픈 아버지에게 자백을 강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WGN 방송이 공개한 고씨에 대한 조사 녹화테이프에는 경찰이 고씨에게 "당신이 한 일인 것을 알고 있다. 왜 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라고 다그치는 장면이 담겨있다.
고씨는 한국의 지방도시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간호사로 일하던 아내와 함께 30년전 미국으로 이민했으며 85년부터 우체국 직원으로 일해왔다.
시카고 한인사회는 고씨 가족이 다니던 교회를 주축으로 ‘구명위원회(Please Release Him Committee)’를 구성하고 피켓 시위 및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고씨의 무죄 석방을 위한 노력을 펴고 있다.
고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11일 열릴 예정이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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