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두목 체포 후 범죄 급감 … 심야 유흥가 젊은이들로 북적
중심가 식당손님 1년 새 2배 늘어
시정부, 컨벤션 등 행사 유치 총력
국무부는 계속 여행경보 발동 중
티화나 식당가의 종업원들이 마약 전쟁 후 볼 수 없었던 손님들을 다시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경찰은 더 이상 4대 차량으로 콘보이하면서 이 지역을 순찰하지 않는다. 납치 사건을 줄어들었고 클럽과 바를 밤늦게 찾는 손님들은 크게 늘었다.
“여기를 찾은 싱글 여성들을 보라”고 조나 리오 식당구역에 소재한 체리판 식당에서 일하는 카를로스 에퀼레즈는 소리쳤다. 그는 “여성들은 안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이곳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인 테오도로 가르시아 시멘탈이 잡힌 지 4개월이 지난 현재 국경도시인 티화나는 과거의 활기를 다시 되찾고 있다. 카테고리 5의 범죄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살아남은 생존자들처럼 주민들은 집에서 밖으로 나오고 있다. 다소 걱정은 하지만 희망에 찬 모습들이다.
후아레즈 같은 마약거래 거점지역에서는 범죄조직들 간의 충돌이 정점에 이르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가 3년간 조직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온 티화나에서는 지난 1월 가르시아 체포 이후 범죄가 급감하고 있다.
물론 마약관련 범죄는 항상 주기를 보인다. 하지만 무자비한 범죄 우두머리가 떠난 공백을 차지하려는 어떤 조짐도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살인 사건을 아직도 발생하고 있지만 가르시아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참수, 대량 학살, 그리고 사체의 해체 같은 극악무도한 범죄는 거의 사라졌다.
2년 전 마약 전쟁을 시작을 알리는 총격전으로 13명이 사망했던 인수르겐테스 길 야채시장 인근에서 타코 노점상들은 당시 총격으로 구멍이 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장사를 한다. 이들은 지금은 더 이상 총탄을 피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한다.
이 지역 비즈니스맨들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동선을 감추고 아이들 등교를 시키기 위해 취했던 경호조치들을 줄였다. “괴물들이 체포된 이후 분위기가 평안해졌다”고 비즈니스맨인 헤나로 델 라 토레는 말했다.
다른 마약전쟁 지역에서는 범죄조직 우두머리들이 잘 드러나지 않은 채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나 티화나에서는 범죄가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가르시아의 뚱뚱한 얼굴사진이 그것이다. 가르시아는 본래 이 지역 출신 마약단속 군인이었지만 배신하고 카르텔의 두목이 됐다. 식당과 연회장을 돌아다니며 흥청망청하고 무장한 SUV 호위를 받으며 시내를 질주하며 곳곳에 고문의 흔적이 있는 학살 사체들을 버리고 다녔다. 마약 범죄들을 자신의 소행이라 주장하면서 정부를 비웃었다.
그의 부하들은 라이벌인 알레하노 펠릭스 카르텔의 조직원 수백명을 살해했으며 최소한 45명의 경찰관이 이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가르시아는 중산층 혹은 상류층 주민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이에 공포를 느낀 수백 혹은 수천의 가정이 국경을 넘어 샌디에고로 넘어왔다. 주민들은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두려워해 그의 별명인 ‘엘 트레스’를 뜻하는 손가락 3개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그를 지칭했다.
아직도 일부 주민들은 가르시아의 본거지로 관광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시 동쪽지역을 피하고 있다. 이 지역은 주로 근로계층들이 사는 지역이다.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이 지역에 주택들을 지어 분양했는데 일부 주택 구입자들이 납치된 일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개발업자는 “마치 그들을 무대에 올려놓은 것 같았다. 그들은 목표물이 됐고 우리는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개발업자는 요즘 다른 비즈니스맨들과 변호사들처럼 조나 리오의 고급 식당들에서 비즈니스를 한다. 이곳에서 모임을 갖고 세일즈를 한다. 최근 샌디에고로부터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티화나로 넘어 온 올 20세의 학생 알리샤 오세게라는 “여기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오세게라는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이 밤늦게까지 나다니는 것을 여전히 싫어하지만 대부분은 자녀들의 귀가시간에 좀 더 여유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당의 주방장들은 지난해에 비해 손님이 두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두려움이 티화나를 떠났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판단해 돌아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주말이면 체리판 식당은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이 늘어선다. 인근 라 퀘렌시아 식당은 손님들이 늘면서 식당 2개를 더 오픈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화나 주민들은 다이내믹하다. 누구도 우리를 가둘 수는 없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라 퀘렌시아 주인인 미구엘 앙헬 게레로는 말했다.
호헤 라모스 티화나 시장은 환영의 돗자리를 깔고 있다. 티화나는 최근 몇 개의 컨벤션과 ‘세계 주니어 태권도대회’등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라모스 시장은 남가주 주민들은 티화나 방문을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살았다. 그러나 100명 이상 되는 마약 두목들을 체포하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자신도 한때 24명의 바디가드에 둘러 싸여 있던 경호를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티화나를 방문해 달라진 분위기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여전히 관광객들은 이곳을 꺼린다. 한때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던 곳인 다운타운의 아베니다 레볼루시온에서는 중국과 유럽 관광객들을 찾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것도 텅텅 빈 이층 관광버스에 올라타 있는 상태이다. 멕시코 정부는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가 관광객들의 방문을 가로 막고 있다고 불평한다.
가르시아 체포 후 멕시코는 국무무가 여행 경보를 해제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티화나 소재 미국 영사관은 가르시아 체포가 폭력사태를 부를 수 있다며 오히려 또 다른 경보를 발동했다. 이 경보는 “만약 총소리나 폭발음이 들릴 경우 안전한 곳으로 즉각 대피하라”고 밝히고 있다.
티화나 주민들에게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분명한 징후는 6가에 자리 잡고 있어 ‘라 섹스타’로 불리는 새로운 심야 유흥가가 붐비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펑키 스타일의 술집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전문직 종사자들, 학생, 젊은 비즈니스맨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몇 년 전이었다면 범죄 때문에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을 것이다. 한 바텐더는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폭력이 지속됐다면 라 섹스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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