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독원, 부실규모 커 승인 불투명
협상결렬 대비 제2 회생 플랜 서둘러야
은행감독국으로부터 7월 말까지 최소 1억달러 이상의 증자명령을 받은 한미은행이 마감시한을 2개월여 앞두고도 이렇다 할 회생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주목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그동안 추진해 온 한국 우리은행과의 인수 딜에 올인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지난 수개월에 걸쳐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까지 마쳤으나 인수가격 문제와 한국 금융감독원의 승인문제 등으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가격은 당초 한미은행과 우리은행 간에 가격차가 너무 컸으나 최근에는 대체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서는 한국 은행감독원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은행감독원은 한미은행의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큰데 대한 우려와 향후 인수 결과에 대한 정치적 부담 등으로 선뜻 승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한미은행이 더 이상 미룰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1주일 남은 이번 달 말이 사실상 우리은행과의 협상 마감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이 투자할 경우 자회사인 우리아메리카 은행이 미국 내에서 영업하고 있고 우리파이낸셜 홀딩사(WF)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은행감독국의 승인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으나 감독국에서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작정 투자시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16일 파산한 아이비 은행의 경우 감독국이 명령한 증자시한인 4월12일까지 2,000만달러를 모금했음에도 지분이 9.9%가 넘는 일부 투자자들의 승인이 걸림돌로 작용해 결국 폐쇄명령을 받았던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한미은행도 우리은행과 협상 결렬에 대비해 제2, 제3의 회생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미은행의 경우 한미은행이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감안할 때 최근 폐쇄된 미래은행이나 아이비 은행과 다르며 특히 만일의 경우 외국계 은행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한인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관계자는 “한미은행이 처음부터 한인사회 내에서 회생 해법을 찾았어야 했다”며 “한인사회의 투자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위기에 처했던 새한은행에 한인사회와 한국에서 무려 7,000만달러가 몰렸던 점을 감안할 때 한미은행의 1억달러 모집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우리은행과의 협상에만 올인하고 있는 경영진과 이사진의 근시안적 전략을 지적했다.
한편 유재승 행장의 2년 임기가 오는 6월23일로 만료되는데 이번 우리은행과의 협상 성사여부가 유 행장 거취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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