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로 나이지리아 제압
마침내 베일을 벗은 조광래호의 첫 인상은 신선하고 산뜻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갖는 첫 경기에서 젊고 빠른 신예들을 대거 등용한 조광래 감독은 전반 16분 윤빛가람(경남)과 44분 최효진(서울)의 A매치 첫 골을 앞세워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2-1로 제압하고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최종전의 리턴매치였지만 그것보다는 새로 출범하는 조광래호가 어떤 모습으로 첫 선을 보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 경기였다. 그리고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소집 후 단 이틀밖에 훈련하지 못하고 경기에 임했으나 이날 한국팀은 빠르고 정확한 숏패스 위주의 패스워크과 유기적이고 활발한 선수들의 자리이동, 빠른 공수전환을 보여주며 시종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나이지리아를 압도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뛴 탓에 아직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 활력히 넘치고 팬들이 보기에 즐거운 축구를 선사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희망을 품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이날 예고한 대로 박주영(모나코)을 원톱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조영철(니가타)을 좌우 공격수로 배치한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드는 중앙에 윤빛가람과 기성용(셀틱), 좌우에 이영표와 최효진이 섰고 스리백은 김영권(FC도쿄)과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교토)가 나서 대표팀 은퇴전을 치른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함께 후방을 지켰다. 젊은 피와 기존 멤버를 적절하게 섞은 선수 조합이었다. 나이지리아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오바페미 마틴스(루빈 카잔)와 피터 오뎀윙기(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투톱 공격수로 나서 한국 골문을 노렸다.
조광래호의 달라진 모습은 출발부터 눈에 띄였다. 박주영과 박지성, 조영철 등 공격수들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미드필드와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를 통해 나이지리아 문전을 위협했다. 공중으로 띄우는 패스는 사라졌고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간결하고 빠른 패스워크로 경기를 능동적으로 풀어나갔다. 전반 5분과 7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과 최효진이 잇달아 슛을 연결하며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12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곽태휘가 헤딩슛한 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으나 4분 뒤 윤빛가람이 멋진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 최효진의 스로인한 볼을 잡은 윤빛가람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나이지리아 수비수를 제치고 약간 사각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나이지리아 골네트를 출렁였다. A매치 데뷔전에서 터뜨린 멋진 데뷔골이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도 만만치 않았다. 10분 뒤인 전반 26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칼루 우체가 중앙으로 예리하게 올리자 오뎀윙기가 뛰어오르며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잠시 소강국면으로 돌아섰던 경기는 전반 종료직전 최효진의 골이 터지며 다시 한국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왔다. 상대진영 중앙에서 볼을 잡은 박지성으로 오른쪽에서 뛰어들어간 최효진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최효진은 이를 왼발슛으로 연결, 한국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후반들어 이승렬(서울)과 홍정호(제주) 등을 투입, 젊은 선수들 점검에 나선 한국은 후반 4분 기성용의 슛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뒤 나이지리아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골을 놓치는 등 계속 나이지리아 문전을 위협했으나 끝내 추가골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은 백지훈, 조용형 등을 차례로 투입, 많은 선수들을 점검하면서 나이지리아의 예리한 공격을 실점없이 막아내 대표팀 감독으로 첫 경기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수확했다.
윤빛가람 첫 골 “신고합니다”
조광래 감독이 윤빛가람의 첫 골이 터지자 활짝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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