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스프링에 거주하는 변원규(82)할아버지는 9년 전 발병한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걸음도 제대로 옮길 수 없을 뿐더러, 앉았다 일어서는 것조차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이다. 화장실 이용도 혼자서는 제대로 할 수 없다.
부인 변옥진(80) 할머니가 있지만, 할머니도 고령에 기력이 약해 할아버지를 보살피기가 힘겹다. 하루 종일 환자인 남편을 수발해야하기 때문에 바깥출입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아직은 운전대를 잡을 수 있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할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다닌다. 변 할머니가 힘들어하는 부분은 할아버지의 화장실 이용과 걷는 운동을 도와 줄 수 없는 부분. 생각다 못한 변 할머니는 예진회(대표 박춘선)에 도움을 청했다. 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예진회에서는 자원봉사자 두 명을 연결시켜 도움을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대니얼 이 씨와 이승용씨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번갈아가며 변 할아버지를 방문, 걷는 연습과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변 할아버지는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운동도 시켜주고 말벗도 되어 주는 두 분께 너무 감사하다”며 “이제는 월요일과 목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가 방문하는 시간이면 문 앞에 나와 기다릴 정도다.
변 할아버지는 “자원봉사자의 부축을 받으며 산책도 하고 말동무도 되어 주니 정말 살맛이 난다”며 웃었다.
웃브릿지에서 변 할아버지를 방문하는 자원봉사자 대니얼 이 씨는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리아 소재 한 노인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이모(77) 할머니 역시 예진회의 ‘노인 방문 도우미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할머니는 얼마 전, 노환으로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후부터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구부릴 수조차 없다.
박춘선 대표는 “처음 방문했을 때는 거실 마루에 먼지가 수북하고 거실과 화장실, 그리고 방에까지 개미들이 기어다녔다. 요즘은 일주일에 두번씩 자원봉사자들이 청소해 드려 몰라보게 깨끗해졌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 아파트에는 자원봉사자 두 명이 화요일과 금요일에 번갈아가며 방문, 청소와 말동무가 되어 주고 있다.
박춘선 대표는 “가끔 자식들이 있고, 돈도 있는데 왜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나이 들고 몸이 아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 자체로 보람을 느끼고 의미를 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예진회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15명. 도움 요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자원봉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예진회 정세근 노인복지부장은 “순수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문의 (703)256-3783,7783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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