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애틀 보잉 본사를 방문해 직접 살펴본 B787 드림라이너와 B747-8은 보잉의 미래 20년을 이끌 주력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걸맞은 최첨단 항공기였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보잉사 케네스 프라이스 민항기 부문 마케팅 디렉터의 프레젠테이션은 보잉이 자랑하는 두 차세대 항공기의 우수성을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항공기 구매를 위해 보잉 본사를 방문한 항공사 관계자들을 위한 것으로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B787과 B747-8에 도입된 각종 신기술, 신소재에 대한 개요설명과 항속거리, 속도 등 항공기 성능에 대한 설명을 기초로 양 항공기의 높은 경제성에 대한 강조가 핵심을 이뤘다. 새 항공기를 구매하는 항공사의 가장 큰 관심사가 투자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날 것이냐는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경제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신형 항공기의 경제성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B787은 현재 가장 연비가 좋은 항공기인 767-300ER에 비해 20% 이상 향상됐으며 정비 비용도 30% 이상 감소했다. 당연히 좌석 당 투입되는 운영비용도 타 항공기들에 비해 20% 이상 줄었다. B747-8 역시 신기술을 이용해 많은 비용을 줄였다. B747-8은 기존 B747-400에 비해 6%, 에어버스의 최신형 항공기 A380에 비해 32%의 연비 개선을 이뤄냈다. 좌석 당 연료 소비량도 B747-400에 비해 16% 줄여 운영효율을 높였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신형항공기 구입은 곧 이윤 창출’이라는 확신을 갖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대한항공은 B787 드림라이너와 B747-8 항공기를 각 10대씩 주문한 상태다. 이중 B747-8 항공기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각 5대씩 주문해 세계 최초로 B747-8 여객, 화물 모델을 동시에 주문한 항공사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아마도 대한항공은 신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을 갖춘 신형 항공기 도입으로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절감은 곧바로 수익증가로 연결된다. 프라이스 디렉터는 프레젠테이션 중 “대한항공을 포함한 모든 신형 항공기 도입항공사들은 비용은 감소하고 운항 능력은 증가해 타 항공사에 비해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는 신형항공기 도입은 항공료 인하보다는 인상 요인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신형항공기가 도입되면 이를 토대로 고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 주력한다. B777-300ER이 그랬고 A380이 그랬다. 신기재 도입으로 분명 항공사들은 장기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얻지만 이를 고객들과 나누려는 노력은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고급스러운 실내와 쾌적한 여행환경제공을 빌미로 항공료를 올리는데 급급할 뿐이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으로 얻은 높은 경제성이라는 과실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조금이나마 고객들과 함께 나누려는 노력을 보고 싶다.
심민규 /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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