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타운의 학원가 단속 문제를 둘러싸고 현재 학원업계는 둘로 갈라져 있다. 한쪽에는 러닝센터 및 애프터스쿨로 학생들의 교육이 목적인 학원들이 서있고, 반대편에는 미취학 아동을 중심으로 한 보호 시설인 데이케어센터가 버티고 있다.
지난 7월말 주정부 소셜서비스국의 타운내 학원 라이선스 위반 여부 단속이 재개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1일 한미연합회 LA지부의 주선으로 양측 학원 관계자들이 마이크 데이비스 주 하원의원과 LA시의원 사무실 관계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모였다. 이날 모임은 이번 단속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나눔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공통의 노력을 강구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지만 갑론을박만 오가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흩어지고 말았다.
러닝센터 운영 규정이 없어서 빚어진 단속인 만큼 조속히 관련 규정을 만들어준다면 이를 따르겠다는 학원 및 애프터스쿨측 관련자들의 주장과, 아이들의 안전 문제가 시급한 만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해당 라이선스를 먼저 따라는 데이케어센터측 관련자들의 주장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이해는 된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문제를 들여다보면 양측 모두에게 아쉬운 점도 많다. 단속 대상이 됐던 학원과 애프터스쿨들의 경우 미국에서는 어린이 관련 규정들이 무척 까다로운 만큼 정부에서 애프터스쿨 운영을 위한 관련 규정을 수립하기 전까지는 단속의 지적 사항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관련 규정을 잘 알고 준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영업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반면 많은 애프터스쿨들이 큰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일부 데이케어센터측의 자세도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이번 단속을 계기로 학원가 규정 준수를 주장하려거든 러닝센터 운영에 대한 관련 규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인타운 학원가에 특수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맞벌이를 하는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방과후 자녀 맡기는 문제를 한인 애프터스쿨과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들에 의존하고 있고, 또 학원들이 많다보니 서로 서비스 경쟁도 심하게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학원가 단속 문제는 비단 학원 관계자뿐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그 결과를 놓고 관심이 높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서로 한발 물러서서 절충안을 마련하고자 머리를 맞대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이번 학원가 단속 사태가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 환경 만들기가 목적임을 잊지 않는다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대결 양상은 버리고 서로 공존을 위한 현명한 지혜를 함께 짜내야 할 때인 것 같다.
김진호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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