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마음 둘 곳 없이 헛헛하기만 할 때 소리 나들이는 어떨까? 판소리와 대금이 어우러지는 국악의 향연, 그것도 당대 최고의 명창에다 대금의 거장과 만난다면….
오는 26일(일) 조지 메이슨대 해리스 극장(Harris Theater)에서 ‘2010 전통문화예술축제’가 열린다. 조지 메이슨대 코리안 센터 설립 기금 마련을 위한 의미 있는 공연이다. 이번 무대를 밝히기 위해 한국에서 소리계의 명인들이 날아온다.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 이름만으로도 공연장의 빈 좌석을 없게 하는 톱스타 소리꾼이다. 김소희를 사사하고 어려서부터 전국의 명창대회를 휩쓸었던 천재였다. 현재 중요 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 보유자.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로 후학도 가르치고 있다.
안숙선은 이번 무대에서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열창한다. 맑은 폭포수가 떨어질 것 같은 깊은 공력, 천지를 타고 오르내리는 구성진 창법, 흥보가의 해학과 오묘한 매력에 안숙선의 맵시가 곁들여지면 어김없이 “얼쑤! 좋다!” 추임새가 연신 터져나올 것이다.
원장현(국립국악원 지도위원)의 대금산조는 또 어떠할까. 그는 창작곡인 ‘날개’와 ‘고향 가는 길’을 연주할 예정이다. 전주 대사습 장원 등 전통 관악기로 일가(一家)를 이룬 그의 연주는 낮으면서 부드럽고, 청아하면서 장쾌한 소리를 쏟아낸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될 무대에는 또 다른 진객들도 선다. 춤의 향연을 펼칠 한국 무용가들과 역시 소리로 분위기를 돋울 이들이다.
이경화(경남정보대 외래교수)와 그의 무용단은 소고춤, 산조춤, 부채춤, 북품, 태평무의 매력 속으로 객석을 이끈다. 무용가 이영아(조지 메이슨대 객원교수)는 창작무용 ‘연’과 ‘살풀이’로 얽히고설킨 인연의 매듭을 절제된 몸짓으로 풀어낸다. 임현빈(남원 시립국악단)의 장구, 원나경(국악학교 강사)의 해금 독주도 기대할 만하다.
이번 공연을 여는 조지 메이슨대 한국학 연구소장인 노영찬 교수는 “자기 분야에서 몸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지켜오며 독보적 일가를 이룬 명인들의 공연은 일생에 한두 번 볼까 말까한 무대”라며 “5천년 한국의 소리와 음악, 춤이 워싱턴에서 세계를 향한 새로운 날개 짓을 펼치는 계기가 되고 코리아센터 건립을 위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코리아센터는 한국문화를 미국사회에 전파하고 한국학을 연구하며 2세들에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전당이 될 것”이라며 기금 마련 공연에 많은 참석을 당부했다.
공연은 이날 오후 2시, 7시 두 차례 마련된다. 티켓은 50달러로 애난데일의 한강식당과 신라명과, 센터빌의 그랜드마트, 락빌의 에덴안경점에서 예매한다.
문의 (703)470-9840.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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