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온 신세대 마술사 최현우씨
꽃이 갑자기 지팡이로 변하고, 손안의 카드는 달러로 바뀐다. 아마 마음만 먹으면 눈앞에서 비행기가 사라지는 카퍼필드 식의 신기한 연기도 그에겐 아무 일도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매지션 최현우(25.사진). 그가 워싱턴에 왔다. 지난 6일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및 국군의 날 리셉션에 초청을 받아서다. 이날 저녁 1천여 명의 외교사절, 동포들을 놀라게 한 이 신세대 마술사는 마술을 ‘즐거운 사기’라고 정의한다. 남을 속이되 해를 입히지 않고 웃음을 주는 사기라는 의미란다.
16일 리스버그등 무료 공연
“전 어떻게 하면 관객을 잘 속이는가 보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무리 완벽한 속임수도 재미가 없으면 공허하니까요.”
최현우식 마술의 특징은 그의 말처럼 재미에 있다. 보통 30-40분의 공연시간 동안 그는 신비로운 요지경의 세상을 펼쳐낸다. 화려한 테크닉과 정교한 트릭보다는 철저하게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호기심과 웃음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한다. 그래서 그의 마술쇼는 ‘유쾌한 마술’로 정평이 나 있다.
“마술사를 마술사로 불러주는 건 결국 관객입니다. 관객이 재미없어 하는 순간 그 마술의 생명력은 끝나고 맙니다.”
이은결, 동명이인의 최현우 같은 톱스타 마술사들이 브라운관을 장악한 요즘 그의 마술이 변함없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그만의 비법은 따로 있다. 마술에 대한 통념의 뒤집기다.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많은 마술을 접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마술은 신기해하지 않습니다. 저는 똑 같은 마술 프로그램을 해도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때 한번 확 뒤집어 줍니다. 진정한 프로 마술사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마술도 색다르게 입이 쩍 벌어지게 새롭게 보여줘야 합니다.”
최현우식 마술은 3년 전 KBS의 ‘스폰지’라는 프로그램에 1년간 고정출연하면서 빛을 더욱 발했다. 올해 초에는 강원도 정선에 마술 캠프(매직 빌리지)를 세워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에 마술을 보급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에 온 그는 대사관 행사 외에도 동포사회와 미국사회에도 세계 정상급인 한국 매직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오는 16일(토) 오전 10시 리스버그의 US 태권도 아카데미(관장 최응길)에서 수련생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술쇼를 펼친다. 이번 리스버그 무료 공연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어 17일 메릴랜드 사랑의 교회(목사 권덕이)에서 교인들과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공연을 하며 25일 DC의 NAS(National Academy of Science), 28일 랭글리 고등학교 오케스트라의 할로윈 콘서트에 특별 초청돼 한국 마술의 진가를 알린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마술에 입문한 최현우는 앞으로 마술과 최면, 개그를 결합한 ‘매닉쇼’를 기획하고 있다. 12월 한국에서 첫선을 보일 새로운 장르다.
그는 “눈뜨고도 코 베어 간다는 요즘 세상에서 마술은 긴장을 내려놓고 당해도 즐거운 속임수”라며 “마술 같은 세상, 웃음과 즐거움이 있는 세상이 저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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