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북클럽서 주요도서 추천 못 받아
대통령 자서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은 84년의 역사를 지닌 베스트 셀러 선정기관 `이 달의 책 클럽’(Book-of-the-Month Club)에서 주요 도서로 선정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누구보다도 보수적으로 평가받았던 부시 대통령의 자서전이 정작 `보수주의 북클럽’(Conservative Book Club)에서는 별볼일없는 책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 북클럽은 1964년 "보수주의자를 위해 봉사하는 보수주의자"를 모토로 창립돼 현재 회원 5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 클럽의 편집장 엘리자베스 캔터는 부시 보좌관 칼 로브의 저서 `용기 그리고 결과’도 주요도서로 선정됐는데 부시 자서전은 왜 이런 대접을 받는지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이 부시에게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만 할 뿐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부시 자서전은 지난 9일 발매된 당일에만 최소 22만2천 권이 팔렸고 발매 전에 이미 아마존닷컴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보수주의 북클럽에서 인기가 없는 것은 그의 핵심 추종자들 사이에서도 뭔가 주저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자서전 출간 이후 부시는 지방순회, 인터뷰 등 공개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으나 보수주의자들에게 썩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 케이블 뉴스 ‘폭스 뉴스’ 쇼 진행자이자 극우보수논객인 글렌 벡은 부시를 `진보적 공화당원’으로 부르면서 그가 보수주의 원칙으로부터 공화당원들을 떼내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해 왔다.
글렌 벡은 지난해 그가 진행하는 한 라디오 쇼 프로에서 "공화당을 해치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수주의 가치인가, 아니면 부시의 진보적 측면인가?"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북클럽의 자매출판사 사장 겸 출판인 마르지 로스는 부시가 외교정책과 안보 측면에서 기여했으므로 결국에는 다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그가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르지 로스는 부시가 정부역할을 축소시키지 못한 것이 "대통령 재임 시절의 분명한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정부 때 국방장관이었던 도널드 럼즈펠드의 자서전을 내년에 출판할 예정인 `펭귄그룹’ 출판사의 아드리안 재크하임은 "부시가 퇴임할 무렵 그가 하는 일마다 못마땅하게 여겼던 우익 쪽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며 "부시 자서전이 기여할 수 있는 것 하나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수행했던 일을 모든 사람들에게 큰 그림으로 보여주고 보수주의자들이 지지했던 많은 정책을 그들 자신이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지 로스는 오히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자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선 체니는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자신을 변호하고 오바마 정부와 싸우는 데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며 "사람들은 전 대통령이 후임자를 비판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부시 자서전은 어쩐지 순하게 길들여진 듯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체니에 대해서는 더 화끈하게 공격하길 바라고 그렇게 해야 솔직히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ciy@yna.co.kr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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