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제 막 건설된 것으로 보였으며 첨단 장비를 통해 통제되고 있었다고 헤커 교수는 전했다.
헤커 교수는 20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영변에서 수백개의 정교한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는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는 또 이 원심분리기가 ‘초 현대식 제어실’을 통해 통제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헤커 교수는 북한을 떠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며칠 전 백악관에 북한에서 본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헤커 교수에게 원심분리기 2천개가 이미 설치돼 가동중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기구 조사관들이 북한을 마지막 방문했던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이런 대규모 핵 시설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은 이후 급히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속도로 봤을 때 북한은 핵실험 이후 가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피해 외부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평가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방문 직후인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에 경수로 1기를 건설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헤커 박사는 경수로 발전용량이 25~30MW(메가와트)라면서 북한이 이제 막 건설을 시작했기 때문에 완공까지는 몇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한 싱크탱크도 9월말 영변 핵시설 주변을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해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민간인을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에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의도적인 핵 시설 공개는 협상을 위한 전략일 수도 있고 혹은 후계 체제 구축기를 맞아 핵개발 계획을 강행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움직임은 국내외에서 핵 확산을 방지하려는 오바마 정부에게는 탐탁지 않은 일일 수 밖에 없다.
미 정부도 이 일이 벌어지자 동맹국과 의회에 급히 브리핑을 하는 등 국제사회의 반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 한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에도 정부 관리를 파견했다.
백악관은 우선 북한이 이번 일을 통해 유엔의 제재를 어기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강행하려 하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번에도 중국을 설득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의 가장 큰 정치적, 경제적 지원자인 중국이 북한의 후계자 공개 후 더욱 더 군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압력을 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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