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납세자들이 갖고 있던 GM의 지분은 지난 수요일 절반으로 줄어들고 수십억 달러의 구제 금융액이 정부로 돌아왔다. 사상 최대 규모의 GM 신주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231억달러를 거둔 이번 신주 발행은 예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야심적인 규모였다. 그러나 연방 정부가 5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 금융액을 전액 환수하려면 GM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8개 브랜드 중 4개 정리하고 경쟁력 높여
올 3분기 42억달러 벌자 투자가들 몰려
신주는 지난 목요일 33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했는데 연방 정부가 손해 보지 않으려면 아직 갖고 있는 5억 주를 53달러에 팔아야 한다. 정부가 GM에 대해 아직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투자가들의 열의를 언제까지 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GM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지금 정부는 2년 안에 완전히 GM에서 손을 떼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주 발행으로 GM은 예상보다 빨리 정부와의 인연을 끊을 수 있음을 보여줬고 재무부의 GM 지분도 61%에서 26%로 줄어들었다.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신주 발행이 “미국 납세자들을 보호하면서 GM에 대한 투자를 종식시키려는 우리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GM을 살리는 것이 단지 자동차 회사 하나뿐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수많은 회사를 구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주 비영리 기관인 자동차 연구소는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를 구제함으로써 2009년 110만개, 올해 31만4,000개의 일자리를 구했다고 밝혔다.
GM이 파산을 신청한지 17개월 후 미 자동차 업계는 폭넓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주 발행 관계자들은 최근 포드 자동차의 주식 가격이 오른 것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재빠른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비춰졌던 GM과 포드는 효율을 높이고 경비를 줄임으로써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주간 각국 투자가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너무 반응이 좋아 정부와 다른 GM 대주주인 자동차 노조는 원래 계획보다 훨씬 더 많은 주식을 팔기로 했다. GM은 보통주를 팔아 181억달러, 우선주를 팔아 50억달러를 챙겼다.
이번 신주 발행은 수 개월간 재무부와 회사 간의 힘든 협상 끝에 나온 것이다. 전 투자 금융가인 론 블룸을 필두로 하는 정부 관리들은 얼마만큼의 주식을 얼마에 팔 것인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GM은 오랫동안 이미지를 손상시킨 ‘정부 모터’(Govern-ment Motors)란 별명을 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 입장은 좀 더 복잡하다. GM에 대한 구제 금융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이뤄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손실을 취소화하거나 이익을 내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정부는 GM으로부터 이자와 배당금을 포함 이미 74억 달러를 회수했다.
정부 관리들은 33달러를 주가를 정하기 위해 GM측과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추가로 더 주식을 팔기 위해서는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번 협상에 관여해 온 관계자들은 정부가 내년에도 대규모 주식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도 정부도 다음 주식 발행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빚도 청산하고 경비도 줄인 GM은 올해 3분기 동안 42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순익을 냈다. 파산 과정에서 8개 브랜드 중 4개를 버렸지만 GM의 시장 점유율은 19%로 변함이 없으며 계속 새 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 정부 관리는 “많은 전문가들이 GM 살아나오지 못하거나 최소한 중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GM의 최고 책임자인 에드워드 휘테이커는 정부가 소유 주식을 한 번에 다 팔 것을 희망했다. 그러나 정부 소유 규모가 너무 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정부도 GM 주식을 빨리 처분하고 싶어 했으나 주식 판매로 인한 수익도 극대화하고 싶어 했다.
이 과정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일반 기업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 GM 주식이 지난 목요일 거래를 시작했을 때 뉴욕 증시에서 주식 이름은 GM으로 전과 같았고 토론토에서는 GMM으로 표기됐다. 파산 법원에서 ‘자동차 청산회사’(Motors Liquidation Company)라 불리며 분리된 GM의 부실 자산을 모은 회사는 따로 거래가 되고는 있지만 사실상 가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GM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요 파트너인 SAIC 자동차 주식 1%도 팔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발행된 GM 신주의 대부분은 미국 소매 투자가들에 팔렸다. 이는 앞으로 GM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 일반 납세자들이 수익을 올릴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관계자들은 신주 발행 후 주가가 10~20%는 금방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GM의 새 경영진은 2주 동안 투자가 모집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았다. 처음에는 26~29달러 선으로 책정됐으나 투자가들이 몰려들며 가격이 32~33달러 선으로 정해졌다.
투자가들의 뜨거운 반응은 과거 정부와 종종 이견을 보여 왔던 주식 발행 기관의 입장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와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 등 발행 기관들은 이번 신주 공모로 큰돈은 벌지 못할 것이다. 이들이 받는 수수료는 전체 발행가의 0.75% 수준으로 일반 거래 관행에 비춰 보면 낮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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