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연평도가 불바다가 되고 민간인까지 인명피해를 입은 뉴스가 전해지면서 워싱턴 한인사회는 충격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북한의 이번 도발이 대한민국 영토를 처음으로 직접 공격했다는 심각함이 더해지면서 전쟁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CNN 등 TV와 인터넷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했다. 또 한국의 친인척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며 한국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워싱턴 한인들은 북의 도발에는 강력 대응해야 하나 이번 사태가 최악의 군사충돌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신중하게 대응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워싱턴한인연합회 김영천 회장은 “북한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이처럼 계속되는 무모한 도발이 다시는 없게 종전과는 다른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강력 대응하되 한국이 불바다가 되는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동포사회도 친북 위장세력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반공의식을 더 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참전유공전우회 이태하 회장은 “북한이 민간인을 상대로까지 포격한 것은 사실상 전쟁을 도발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만 없으며 좌시해선 안된다”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 배현수 회장(목사)은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이 말로는 평화를 외치며 대포를 쏘는 못할 짓을 했다”며 “지금까지도 이런 불행이 되풀이 되는 한반도의 현실이 서글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배 회장은 이어 “무력대응은 남북이 물고 물리는 전쟁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며 “한국이 북한에 무력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정치, 군사, 외교적 힘과 대응력을 더 키우고 우리 민족이 살려면 모두 평화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유엔군 사령부 특별고문을 지낸 이문항 씨(비엔나 거주)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북미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에 보여주는 데몬스트레이션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고문은 “북의 도발은 핵문제 해결의 대가로 조미평화협정을 주장하는 연장선상에 있다”며 “남한의 군사훈련에 주저하지 않고 무력 대응한 북한의 저의는 한반도 긴장상태가 더 위태로워지기 전에 평화적으로 북미협상을 하자는 뜻으로, 미국을 겨낭해 쇼를 벌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고문은 “서해에서 이 같은 불행한 도발이 되풀이 되는 건 정전협정에서 합의된 해상 경계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남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는 걸 원치 않기에 의도된 확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위원회(대표 홍성현)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에는 한국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6.15위원회는 “연평도 영토 위로 북한의 포사격 도발이 이뤄진 건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 무리한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도발적 대응으로 그 책임의 일단이 한국 정부에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회는 또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어떤 군사훈련도 무리하게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도 그 어떤 도발도 중단해야 하며 남북 당국자들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주미대사관은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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