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역사가 오래 되면서 미국의 각 지역마다 한인을 위한 봉사 기관으로 한인회가 있다. 꿈같은 얘기이지만 조국이 일제 치하에 있던 시절, 미국의 한인 단체들은 구국 활동을 전개했다.

그 시절, 미주지역의 대표 격으로 한인사회를 이끌던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 같은 분들이 떠오르는 건 작금 뉴저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한 행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인회라는 단체가 대체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왜 설립되었고 무슨 업무를 집행하는 가를 염두에 두고 한인회의 임원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인 기관이라면 도무지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뉴저지 한인회에서는 현직 회장이 정회원으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럼으로써 회장 자격을 박탈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봉사단체의 대표인 봉사자가 검찰에 고발했다는 문제점 하며, 전 현직 회장들이 공금(관계자들은 공금 남용이라고 함)을 마음대로 집행하는 관행 또한 우리 한인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깊은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공금 사용은 회칙, 법칙대로만 집행하면 절대로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전 문제로 인해 한인사회에 불신과 분열 그리고 파장을 일으키는 일은 피할 수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국회에서 주먹이 난무하는 전투장이 연출되고 있는 가하면 해외 한인들 단체에서는 문제가 야기만 됐다 하면 검증도 없이 상대방을 비방하고 검찰에 소장을 내는 한심한 추태가 벌어지고 있다. 즉각 중단돼야 마땅할 것이다.

소위 지역사회와 한인들을 위해 오로지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출범한 한인회의 임원들이라면 서로 물고 뜯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됨을 굳이 밝힐 필요도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뉴저지 한인회 임원들은 지난 1년간 한인들을 위해서 무슨 업무를, 어떻게, 얼마나 잘 수행했는 가를 점검해 보면서 자기성찰을 해야 될 것 같다.

이것은 유독 뉴저지 한인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모든 한인회와 단체들이 공금 유용이나 자리다툼 같은 추태를 계속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고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되는 일이 없다고들 탄식하는 소리가 주위를 더 춥게 만들고 있다. 연말을 맞아서도 시장경제는 호전되지 않고 있어서 모두가 침울한 분위기다.

그런데 한인사회에서 연일 파장을 일으키는 뉴스만 나와 눈살이 찌푸려지고 정말 답답한 마음을 가누기가 힘들다. 어찌해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지역사회 봉사단체를 좌지우지하는 풍토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차제에 모든 업무를 원칙대로 처리하고 집행하는 식견과 철학을 겸비한 봉사정신이 투철한 인재들이 한인회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전태원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