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의 많은 행사가 있었다. 그 참혹한 살육의 참상을 60대 이전의 세대는 모르고 있다.
지금도 한반도엔 전쟁의 위기가 감돌지만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고 있다. 북한에서 포격을 하면 전방을 지키는 병사가 휴대전화로 여자친구에게 ‘나 무서워’하고 텍스트를 보냈다는 보도를 본 적도 있다. 심히 우려되는 한국군 정신 상태의 일면이다.
하긴 국방백서에 주적(主敵) 개념이 사라진 국방태세이니 직업군인은 국가공무원처럼 출퇴근과 행정명령만 충실히 이행하면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고 사병은 제대 날짜만 손꼽고 있으니 코앞의 위협 세력은 오(吾)불(不)관(關)이다.
지난 여름 고국방문 시에 책방에 들러 집어온 책 한권이 주는 그 감동은 한국전쟁을 상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딘 E. 헤스대령이 쓴 ‘신념의 조인(프래닛미디어 출판/2010)’은 한 군인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일대기이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소설이상의 흥미와 박진감,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였던 6.25 군사작전의 일면을 보여준다. 군인이면 국가의 명령으로 전지로 향하는 그 충성과 신념은 본받아야 할 귀감이 아닐 수 없다.
1917년 출생인 저자는 목사로 안수받은 지 반 년 만에 군에 자원입대 전투기 조종사로 제2차 대전과 한국전에 참전하였다.
전쟁의 와중에서도 그는 수많은 한국고아들을 제주도로 피난시켜 한국고아의 대부로도 불렸었다.
그의 일화는 ‘Battle Hymn’ 우리말 제목 ‘전송가’로 록 허드슨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그 옛날 본 기억이 있다.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안수를 받아 인간을 사랑하여야 하는 목회자가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적군을 살상하여야 하는 그 운명, 군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임무와 충성, 그의 직무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 2차 대전 당시 독일 상공에서 오폭으로 적지의 한 무리 어린이들을 죽게 한 그의 참회가 한국전쟁에서 한국 고아들에게 자비로 바뀌었다.
딘 헤스 예비역 공군 대령은 오하이오(Ohio) 주 데이튼(Dayton)에 93세의 연세로 옮긴이와 같은 도시에 아직도 생존하여 계시다니 그분은 분명 축복받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넘기며 한반도가 공산당의 수중에 넘어갈 위기의 순간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250여회 출격을 하여 그들의 예봉을 강타한 그의 열정과 한국 고아들에 대한 애정, 한국공군의 산파 역할을 한 그 분 젊은 시절의 생생한 일대기를 풍요를 누리는 현대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 읽어 보았으면 한다.
윤봉춘(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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