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철 3호 선제골 못지켜… 우승후보 호주에 1-1
선제골을 뽑아낸 구자철(왼쪽)이 어시스트를 해준 지동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5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복귀를 노리는 한국이 호주와 2차전에서 구자철의 전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겨 8강 확정은 인도와의 최종전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대회 출전국 중 최상위 랭킹팀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호주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쳐 전망은 한결 더 밝아졌다.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24분 구자철이 대회 3번째 골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으나 후반 17분 호주의 마일 제디낙에게 동점골을 내줘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1승1무(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성적의 호주에 골득실차 2위를 유지했으며 오는 18일 조 최약체 인도를 상대로 최종전을 갖는다. 인도는 이날 바레인(1승1패)에 2-5로 패해 2연패를 당해 탈락이 확정됐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6위로 출전 1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호주는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조광래호는 정교한 패스워크를 앞세워 경기를 주도하는 활기찬 플레이를 펼쳐 비록 승부는 비겼지만 내용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특히 최전방 원톱과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선 ‘영건’ 지동원과 구자철의 활약이 돋보였고 ‘캡틴’ 박지성과 이영표, 차두리, 이청용, 기성용 등 팀의 주축들은 여전히 반석 같은 존재감을 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퇴장당한 중앙 수비수 곽태휘 대신 황재원이 출전한 것을 제외하곤 똑같은 멤버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초반부터 빠르고 정확한 스페인식 숏 패싱게임으로 호주를 몰아쳤다. 전반 2분 박지성의 첫 슈팅을 시작으로 5분 이정수의 헤딩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7분 호주의 해리 큐얼에게 순간적으로 문전 정면에서 왼발슛 기회를 내줘 가슴이 철렁했으나 볼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한숨을 돌렸다.
이후 19분 정면에서 찬스를 잡은 황재원의 슛이 빗맞아 득점찬스를 놓친 한국은 24분 마침내 선취골을 뽑아냈다. 정성룡이 길게 찬 볼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잡은 지동원이 수비수 2명을 등지고 내준 볼을 구자철이 침착하게 오른발슛으로 연결, 호주 골문 왼쪽 코너를 꿰뚫었다. 바레인 전에서 혼자 2골을 뽑아낸 구자철은 이로써 이번 대회 한국의 3골을 혼자서 책임졌다.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고 2분 뒤에는 완벽한 2대1 패스로 왼쪽을 돌파한 이영표가 내준 볼을 받은 지동원의 왼발 강슛이 호주 골키퍼 마크 슈워처 몸으로 가는 바람에 결정적인 추가골을 놓쳤다. 지동원은 37분에는 이영표의 예리한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걸려 또 다시 아쉬움을 곱씹었다.
한국의 기세에 주춤했던 호주는 전반 막판부터 공세로 돌아섰다. 39분 큐얼이 왼쪽에서 노마크 찬스를 잡았으나 슛이 반대쪽 포스트 밖으로 빗나갔고 1분 뒤에는 팀 케이힐이 역시 왼쪽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았으나 순간적으로 달려든 차두리가 간발의 차로 먼저 볼을 걷어내 절대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에도 계속 공세를 유지했으나 찾아오는 찬스들을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주춤했고 호주는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제공권을 앞세워 동점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코너킥이 호주선수 머리를 거쳐 골문 왼쪽으로 향하자 이를 루카스 닐이 다시 골문 쪽으로 올렸고 제디낙의 머리에 맞은 볼은 골키퍼 정성룡이 한 템포 늦게 뛰어나와 텅 빈 골문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아쉽게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31분 문전에서 박지성의 헤딩패스를 받은 기성용의 논스탑 왼발 터닝슛이 호주의 철벽 수문장 슈워처의 ‘수퍼 세이브’에 걸려 결승골을 놓쳤다. 슈워처는 찰나의 순간 감각적으로 자신의 오른쪽으로 넘어지며 오른팔만으로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내 세계 정상급 수문장의 진가를 보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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