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21일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가던 중 압신 고트비 이란 감독과 마주치자 멈추지 않고 지나치며 손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조광래, 이란전 앞두고 ‘신경전’선전포고
고트비 “우리 막으려면 한국이 반칙해야”
“고트비 축구는 고의적 반칙이 너무 많다”
이란과 운명의 한판승부를 하루 앞두고 조광래 감독이 이란 사령탑 압신 고트비 감독을 향해 신경전성 성격의 멘트를 날려 먼저 선전 포고를 했다.
조 감독은 21일 카타르 도하의 대회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한국 대표팀에서 코치를 지냈던) 고트비 감독이 알고 있는 한국 팀에 대한 정보는 이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고트비 축구는 고의적인 파울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준비해온 문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작심하고 발언한 조광래 감독은 “그것이 좋은 전술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팬들이 원하는 축구와는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고 상대 감독을 깎아내렸다. 심지어 그는 “(고의적인 반칙이) 고트비 감독 전술의 한 부분인 것 같다”며 “이란이 그래서 월드컵에서 성적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 않나 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까지 말했다.
“이란과 경기를 해봤고 조별리그에서도 이란의 경기 내용을 보면 고의적인 반칙이 많았다”고 재차 지적한 조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도 이란 선수들이 반칙하기 전에 좀 더 빠른 생각을 하고 경기를 지배하면서 마음껏 즐기고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조 감독은 “이란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경기 운영보다 더 빠르고 치밀하게 공수에서 한다면 충분히 더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처럼 조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은 다분히 신경전 성격이 짙다. ‘고의적 반칙이 많은 팀’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심판진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는 ‘호주와 이란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도 “기술적으로 비슷하지만 이란이 좀 더 반칙을 많이 하는 팀”이라고 답해 초지일관 이란의 신경을 건드리고 나섰다.
선수 대표로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차두리도 감독을 거들었다. “지금 분위기가 이란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도 월드컵 4강, 16강에 들어간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오히려 이란 쪽이 우리를 더 무서워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란이 조별리그에서 어떤 경기를 했는지 상관이 없다.
지난해 평가전에서 졌지만 당시 우리는 새 감독님이 오셔서 준비 단계였다. 우리는 더 강한 팀들과도 좋은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한국 축구가 어깨를 펴고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에 이어 기자회견장에 나선 고트비 감독은 조 감독의 신경전에 대해 외견상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고트비 감독은 “이런 것도 게임의 일부기 때문에 전혀 기분이 나쁠 일이 아니다.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경기가 다가올수록 예민해지기 마련”이라며 “모든 아시아 축구 팬들이 아시아 정상을 다투는 나라들의 멋진 경기를 즐기기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역시 잠자코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는 말에 “상대보다 더 많이 넣으면 이길 수 있다”면서 “우리가 더 좋은 팀이기 때문에 한국이 우리의 플레이를 막으려면 반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반칙론으로 되받아쳤다. 한국-이란전은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시퍼런 불꽃이 튀어 오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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