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램파드가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디디에 드로그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디펜딩 챔피언인 첼시가 단독선두를 질주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U)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맨U에 시즌 단 2번째 패배를 안겼다. 맨U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 2위 아스날에 승점 4 차이를 유지했으나 아스날보다 한 게임을 더 치른 상태여서 EPL 선두 레이스는 한층 더 뜨거워지게 됐다.
1일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펼쳐진 홈경기에서 첼시는 전반 29분 맨U의 간판 골잡이 웨인 루니에게 선취골을 내줬으나 지난 1월 벤피카(포르투갈)에서 영입해 온 브라질 출신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가 후반 9분 멋진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내고 후반 33분 유리 지르코프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프랭크 램파드가 성공시켜 경기를 뒤집으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첼시는 이날 승리에도 불구, 맨U에 아직 승점 12점차로 크게 뒤져있지만 시즌 14승6무7패(승점 48)로 토튼햄(13승8무6패·승점 47)을 추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반면 맨U는 승점 60(17승9무2패)으로 선두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달 4일 울버햄프턴전(1-2패)에 이어 한 달여만에 정규리그 2패째를 당해 추격팀들, 특히 2위 아스날에 희망을 안겼다. 아스날은 맨U보다 한 게임을 덜 치른 데다 오는 5월1일 맨U와 홈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충분한 희망이 생겼다.
최대 라이벌전답게 치열한 격전의 연속으로 진행된 경기였다. 첼시는 전반 시작과 함께 플로랑 말루다와 니콜라스 아넬카의 슛으로 분위기를 잡는 듯 했으나 이후 맨U는 물 흐르는 듯한 패싱을 앞세워 첼시를 압도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전반 29분 맨U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나니의 패스를 수비수를 등지고 받은 루니가 전광석화처럼 돌아서며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첼시 골문에 꽂아넣어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안방에서 지난 2002년 이후 맨U에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첼시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9분 마이클 에시엥의 크로스를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가 헤딩으로 떨어뜨리자 루이스가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후반 33분에는 지르코프가 크리스 스몰링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이를 램파드가 성공시켜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맨U는 이후 실점만회를 위한 총 공세에 나섰으나 오히려 첼시의 역습에 수차례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넘겨야 했고 막판 인저리타임엔 주전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오는 6일 리버풀 원정경기에 뛰지 못하게 되는 타격을 입었다.
첼시의 카를로 안셀로티 감독은 경기 후 선두와 격차가 너무 커 타이틀 2연패는 힘들다고 시인하면서도 “우리 자신감을 위해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8,000만달러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한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가 4게임째 무득점에 그치고 있는데 대해 “나는 스트라이커들에게 득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해 뛰라고 요구한다”면서 “그는 열심히 뛰었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감쌌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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