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들이 코카콜라의 리비아 판매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마피아 조직의 영역 다툼을 방불케하는 충돌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당시 이 사업에 직접 관계된 기업인들이 현지 미국 외교관들에게 "지난 몇달 동안 영화 ‘대부’같은 일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보고한 미국 외교 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은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갖고 있으나 공개하지 않은 이 전문을 단독으로 확보해 전문이 전하는 사건 전말을 보도했다.
카다피의 아들인 무타심 카다피와 또 다른 아들인 모하메드 카다피의 충돌은 2003년 말 카다피의 핵개발 포기 선언이 나오고 이후 리비아에 대한 경제봉쇄 제재조치가 완화되면서 불거졌다.
이때까지 리비아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모두 인접국인 튀니지에서 병입된 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로 수송됐으나 경제 제재 완화로 트리폴리에 코카콜라 병입공장이 세워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이 트리폴리 공장은 영국회사 카무르와 모하메드가 이끄는 리비아올림픽위원회가 합작한 회사였다.
합작 계약이 체결된 직후 경제봉쇄 시절 코카콜라를 수입해 팔던 리비아 판매권자가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합작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합작회사는 맞제소로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리폴리공장이 공장 가동을 시작해 코카콜라를 공급하기 시작한지 2주만인 2005년 12월28일 두대의 군용 차량에 나눠 탄 무장 괴한들이 공장을 전격 점거한 후 직원들을 내쫓고 공장 문을 닫았다.
당시 트리폴리 주재 미국 외교공관이었던 연락사무소는 다른 경로를 통해 이들 무장 괴한이 무타심에 충성하는 병력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락사무소는 국무부에 보낸 외교 전문을 통해 무타심이 모하메드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고 보고했다.
무타심이 1990년대 말 아버지 카다피에게 반기를 들다가 (또 다른 전문은 그가 쿠데타 시도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집트로 쫓겨난 동안 모하메드가 리비아 국내 청량음료사업을 차지한 데 대해 원한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무타심의 병력이 공장을 점거한 후 양측의 충돌은 산발적으로 계속됐다.
세명의 코카콜라 공장 직원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전화를 받기도 했다.
경찰에 고발하고 나중에는 무아마르 카다피에게 직접 호소하기도 했지만 카다피는 개입하려 하지 않았다.
이후 무타심의 괴한들이 "신호를 보내기 위해" 모하메드의 인척을 "납치해 위해를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모하메드의 한 측근은 무타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장의 한 창설자에게 전화해 트리폴리를 떠나 피신하라고 통보하기까지 했다.
바로 이날 밤 무타심의 측근 무장병력은 모하메드 카다피의 자택을 에워싸고 모하메드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쳤다.
반응이 없자 이들은 모하메드의 한 사촌을 붙잡아 자신들이 타고 온 자동차 트렁크에 감금했다.
이 사촌이 어떻게 됐는지는 전문에 보고돼 있지 않다.
이 사건 한달 쯤 후에도 무타심이 관련된 2건의 사건이 더 벌어졌다.
한 사건에서 목격자는 무타심이 무장하지 않은 모하메드의 외사촌을 직접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 외사촌은 리비아 올림픽 위원회 위원이었다.
전문은 이보다 하루 전날에도 무타심이 모하메드의 또 다른 사촌을 공격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세계적 브랜드 코카콜라가 관련된 이 사건에 트리폴리주재 미국 연락사무소는 리비아 정부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모하메드가 이 합작 사업에 리비아 올림픽위원회가 갖고 있는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는 데 동의했다.
모하메드의 이런 결정은 집안 내분의 중재자로 알려진 여자 형제 아이샤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무타심의 병력은 공장을 떠났고 형제들 간의 다툼도 끝났다. 미 국무부는 공장이 다시 문을 연 후 무타심과 모하메드가 아이샤의 중재로 모종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은 무타심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모하메드가 독자적으로 지분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보고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