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혹하고 대담...‘뒤숭숭’한인사회 말문잃어
2009년 7월, 2010년 6월, 2010년 10월, 2011년 6월....
끔찍한 살인사건이 연이어 워싱턴 한인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2년 전 한인들의 비즈니스타운 애난데일에서 일어난 어정애 정경한의원 원장 살인 사건부터 6일 발생한 한미화씨 피살 사건까지 한인 관련 살인 범죄들이 일 년이 멀다하고 터져 나오자 한인들이 할 말을 잊었다. 아침에 신문을 집어 들기 두렵다는 사람도 있고 도대체 한인들이 요즘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하는 소리도 들린다. 2년 안에 벌어졌던 4건의 살인 사건. 단순히 수치로만 봐도 너무 많다. 공식 센서스 집계에 따를 때 메릴랜드, 버지니아를 합쳐 12만 조금 넘는 소수계 이민사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2009년 7월에 일어난 어정애 원장 살해 사건은 용의자를 잡았다고 하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고 2010년 10월에 사망한 윤영석 씨 사건은 범인이 오리무중. 모든 살인사건이 한인이 한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한인들이 강력 범죄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와 함께 또 이 때문에 워싱턴 한인사회에 부정적이고 암울한 이미지가 덧칠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사건을 들여다보면 범죄 수법이 갈수록 흉포해지는 것 같은 인상이다. 게다가 한미화씨 피살 사건과 작년 6월 발생한 켄스턴 이씨의 아내 및 딸 살해사건은 가족 간에 자행된 것이어서 무너져 내리는 한인가정의 단면도 폭로돼 버렸다.
<범죄의 대담성>
어정애 원장 살해사건은 백주 대낮이라는 표현 그대로였다. 조사결과 어 원장은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처참히 살해됐다. 손발을 묶어 놓고도 범인은 잔인성을 숨기지 않았다.
윤영석 씨의 경우는 경찰이 사건 현장을 자세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낮에 자택에서 당했고 또 계획적이었음이 이미 알려졌다. 또 윤 씨가 살해당한 모습이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는 소문도 있었다.
범행 당시 정신 이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나 딸과 아내를 살해할 때 아령을 사용했던 켄스턴 이 씨도 잔인성이 덜하지는 않다. 재판 당시 검찰은 그가 부인의 목을 조르기 전에 아령으로 세 차례 강타했다고도 증언했다.
새로운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이번 센터빌의 살인 사건은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한 박만하 씨도 중태에 빠져 있어 도대체 그 새벽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상상이 쉽지 않을 정도. 용의자의 상태가 이렇다면 피해자인 처제와 아내도 자기 방어를 위해 칼을 사용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해지고 사건 현장은 극히 공포스럽고 처참했을 것으로 보인다.
<움츠린 한인사회>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어려워 힘든 처지에 한미화씨 살해 사건은 한인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비보였다. 한 가정에 우연히 발생한불행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큰 속앓이를 하다 폭발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또 이런 사건들이 계속 미 언론을 장식하는 바람에 한인사회를 바라보는 주류사회의 우려 섞인 시선도 한인들은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부지런함과 높은 교육열 등으로 미국 발전에 기여하는 모범적인 이민자 그룹의 이미지를 줘왔는데 숨기고 싶었던 치부를 들킨 듯해 당황스러운 것이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충격적인 소식에 한인들은 짜증스럽고 우울한 여름을 걱정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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