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관이 맨하탄 최남단 배터리 팍의 ‘한국전쟁 참전기념비’(Korean War Veterans Memorial)에 잘못 표기된 한국군 사상자수를 오랫동안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한인사회에서 총영사관에 수차례 수정을 요구했으나 영사관측이 아무런 수정이나 대책없이 방치해옴으로써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배터리팍 한국전 참전비에는 6.25 전쟁기간 희생한 한국군 사망자수가 ▲5만8,127명 ▲부상자 17만5,743명 ▲행방불명자 17만4,244명 등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한국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한국전 사상자 통계와 터무니없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군 ▲사망자수는 13만7,899명으로 배터리팍 기념비 수치의 2.5배에 달하고 있으며 부상자도 ▲45만742명으로 참전비에 새겨진 수치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공원국 산하 한국전참전기념위원회가 1991년 건립한 이 참전비는 총을 멘 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예술적인 조형물까지 세워져 있어 뉴욕시 관광상품으로도 단단히 한 몫하고 있는 기념비다. 그렇다고 보면 지금까지 무려 20년동안이나 이곳을 참관한 뉴요커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사실을 잘못 알고 간 셈이다.
올해도 6.25 61주기를 맞아 이곳에서 기념식을 가진 참전용사회는 6.25전쟁의 잘못된 기록을 방문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동안 이들이 아무리 수정을 요구했어도 막상 이 수정작업을 시도해야 할 책임기관이 묵묵부답으로 있다면 이것은 무언가 크게 잘못된 일이다.
한국정부를 대표해서 해외에 나와있는 기관이 이런 것을 보고도 지난 10년 간이나 방치했다면 이는 해야 할 책임을 회피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무책임한 기관이 무엇 때문에 비싼 세금을 들여서 해외에 나와 있어야 하는지 정말 의아하다. 그나마 이번에 뉴욕총영사관이 빠른 시일내에 시공원당국에 연락해 잘못된 숫자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는 이 사안이 유야무야돼 잘못이 번복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모든 한인들과 참전용사들은 그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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