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샤라포바가 기뻐하고 있다.

마리아 샤라포바(6위·러시아)가 5년 만에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4강에 올랐다.

샤라포바는 28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8일째 여자단식 8강전에서 도미니카 시불코바(24위·슬로바키아)를 2-0(6-1 6-1)으로 완파했다. 2004년 이 대회 우승 이후 2005년과 2006년 연달아 4강까지 올랐던 샤라포바는 5년 만에 이 대회 준결승에 진출, 사빈 리시키(62위·독일)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앞서 벌어진 8강전에서 리시키는 마리온 바톨리(9위·프랑스)를 2-1(6-4 6<4>-7 6-1)로 물리치고 4강에 선착했다.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지만 2회전에서 프렌치오픈 챔피언 리나(4위·중국)의 ‘황색돌풍’을 잠재운 리시키는 8강에서도 2시간21분의 접전 끝에 상위 랭커인 바톨리를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올해 프렌치오픈에서도 3번 시드 베라 즈보나레바를 3세트 5-4의 벼랑 끝까지 몰았다가 다리 근육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간 불운에 울었던 리시키는 이날에도 2세트 5-4 찬스에서 매치포인트 기회를 3차례나 날리고 타이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음을 가다듬고 3세트에서 6-1 압승을 거뒀다.

바톨리는 전날 서리나 윌리엄스를 탈락시킨 뒤 ‘충전’할 시간이 부족했다. 2세트까지는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3세트에서는 ‘개스탱크’가 바닥 나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바톨리는 이에 대해 “3경기 연속 3세트 접전을 치르느라 지쳤다. 3세트에 가서는 마음만 앞서지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준결승은 빅토리아 아자렌카(5위·벨라루스) 대 페트라 크비토바(8위·체코)의 대결로 결정됐다. 크비토바는 츠베타나 피롱코바(33위·불가리아)를 2-1(6-3 6<5>-7 6-2)로 물리치고 2년 연속 윔블던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 진출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아자렌카는 타미라 파세크(80위·오스트리아)를 2-0(6-3 6-1)으로 꺾고 메이저 대회 4강에 처음 올랐다.
크비토바와 아자렌카는 지금까지 4번 만나 2승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윔블던 3회전에서 크비토바가 2-0으로 이기는 등 최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선 크비토바가 우위를 점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