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의 주원인이 가정폭력이라는 기사가 보도되는 가운데 남가주에서는 70대 남성이 부인을 망치로 때리고 분신자살 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폭력의 원인을 사회적 환경적 요인들로 돌리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가정 폭행의 근본 원인은 가해자 안에 있다. 가해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자기가 어떻게 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는가는 전혀 생각지 않고 배우자의 행동에만 생각을 고정시킨다. 그래서 분노의 도가니에 불을 달군다.
이렇게 배우자의 행동에 집착할 때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는 매사를 왜곡된 눈으로 보고 왜곡되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네가 날 무시해서” “날 우습게 봐서” “영주권을 해 줬더니” “경제권을 맡겼더니” “딴 남자가 생겨서” 등등 화가 나는 쪽으로 해석하고 배우자가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자기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매사를 폭력으로 해결하려 드는 이들은 감정이 세분화 되어있지 않다. 폭행하는 사람들의 감정의 폭을 보면 두 감정밖에 없다. 무감정 아니면 분노, 두 가지 뿐이다. 슬픈 감정, 무시당하는 감정, 외로운 감정, 섭섭한 감정, 관심을 받고 싶은 감정 등의 각종의 감정들을 느끼며 슬플 땐 슬픈 느낌, 외로울 땐 외로운 느낌을 갖고 그에 맞게 표현해야 하는 데 이들을 많은 감정들이 그냥 분노로 연결되어 화가 치밀어 오른다.
화가 치밀면 물론 조절하지 못한다. 분노조절 능력도 부족하고 문제해결 기법은 더 더욱 결핍되어 있어서 던지고, 욕하고, 때리는 방법밖에 모른다.
이들 가정폭력자에게 가장 치명적 문제는 애정으로 연결되는 관계 기법들에 대해 아주 무지하다는 것이다. 애정 표현은 두뇌의 많은 부분이 균형 있게 잘 개발되어야 할 수 있는 기능으로 분노가 많은 사람들을 보면 전두엽, 측두엽, 감정뇌 구석구석이 제대로 개발되어 있지 않다.
또 한가지 꼭 이해해야하는 부분은 폭행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어려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많다는 사실이다. 치유받지 않은 상처는 우울증으로 정착되거나 분노로 변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많은 싸움을 만들며 그 분노를 터트리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가정폭력을 방지할 수 있을까? 화가 날 때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빠른 특효약은 자기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있든지 맨 먼저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게 날 무시해서!” 라고 생각하면 화가 치밀지만 “내가 어떻게 해서 아내가 집에 안 들어오고 싶게 됐나” 생각하면 화가 스르르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다음, 본인의 느낌에 맞는 언어를 찾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분노 밑에 있는 진짜 느낌을 찾는 것이다. 무시당한 느낌, 섭섭한 느낌, 슬픈 느낌 등등의 느낌을 잘 찾아서 그에 맞는 정확한 단어로 표현해야 한다. “당신이 도대체 뭐하는 여자야!” 라고 공격하지 말고 “당신이 늦게 오니까 내 존재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섭섭해. 내가 집에 올 때쯤엔 당신이 집에 있어주면 고맙겠어” 라고 본인의 느낌과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상대방이 이해를 하며 그에 맞는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마음속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는지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생각하면 슬프다든지 화가 난다든지 갑자기 멍해진다든지 하는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를 찾아 치유를 받아야 한다.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들을 제대로 배우면 부부가 오래오래 사랑하며 늙어갈 수 있다. 앞으로 결혼할 예비부부들 역시 결혼 전에 분노조절법과 애정 표현방법들을 배워서 결혼생활을 적극적으로 준비한다면 이 사회에 행복한 가정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순자
임상심리학 박사 웨드러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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