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력 장애 딛고 태권도 5단 취득 입양인 랜달 쿡씨
랜달 쿡씨가 지난 6일 열린 승단심사에서 격파전 기합을 넣고 있다.
맹인이라는 장애를 이겨내고 태권도 5단에 오른 한인 입양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로라에 거주하는 랜달 쿡씨(41, 한국이름 김남권)는 지난 6일 알공퀸 타운내 하스태권도에서 실시된 유단자 승단심사에서 격파와 품새 등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인 끝에 합격해 5단 자격증을 취득했다. 낮엔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시각장애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비장애인들보다 지체될 수밖에 없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일 1~2시간씩 꾸준히 연마한 끝에 마침내 5단을 따게 된 것이다.
1970년 1월 부산에서 태어난 쿡씨는 부산을 거쳐 인천의 고아원에서 지내며 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던 드웨인·신디 쿡씨 부부에 입양돼 미국으로 오게 됐다. 선천적인 색소결핍증(albinism)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머리와 피부가 하얀색이어서 급우들로부터 ‘산토끼’라고 놀림을 당했던 슬픈 기억이 있는 쿡씨는 13살때 또다른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번은 자전거 사고가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치료를 하던 중 의사가 나에게 ‘Rod-con Dystrophy’라는 증상이 있다고 하더군요. 눈의 색깔과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이 완전히 손상돼 결국에는 앞을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설령 다른 이들의 눈을 이식받는다고 하더라고 치유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는 18세가 되던 해 결국 완전히 맹인이 되고 말았다.
쿡씨가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접하게 된 것은 웨스턴미시간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던 20대 중반 무렵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태권도를 배웠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 미국에 와서도 주변에 태권도를 배우는 친구들과 개인적인 연습을 하곤 했다. 이후 18세 때 시력을 잃으면서 태권도를 완전히 그만두었지만 대학에 다닐 무렵 태권도를 좋아하던 한 친구를 만나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2000년도엔 직장을 주정부 산하 재활서비스국으로 옮기면서 오로라에 정착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하스태권도에서 매주 세차례씩 훈련에 임하고 있다.
쿡씨가 태권도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감과 행복감을 주기 때문. 그는 “나는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살아오는 길이 그리 평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태권도를 하면서부터 ‘그 무슨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태권도를 하기 전엔 친구가 없었으나 이젠 친구도 많아졌다. 내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난 아침에 일어나면 행복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쿡씨의 꿈은 미국 최초로 맹인 태권도장 관장이 되는 것이다. 그는 “관장이 되려면 적어도 6단 정도는 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에 매진, 반드시 6단을 딸 것이다. 그리고 꿈을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언젠간 다시 학교로 돌아가 체육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 대학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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