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바이런 경의 도덕성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재치있는 여성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가 조작되었다는 증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 당신도 같은 대답을 할지 모른다.
2020년 대선의 투표와 개표 과정에서 광범위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믿음은 어떤 선거에서건 그가 패배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확신에서 나온다. 그의 턱없는 확신은 수 백만명의 미국인에게 전염됐고, 이들 중 일부는 “트럼프가 틀릴 리 없다”고 굳게 믿는다. 또 다른 일부는 증거가 없는 복잡한 음모론에 집착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러나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의 여파를 떠올려 보라. 많은 사람들은 하찮은 한 개인이 이처럼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려하지 않았고, 음모의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 케네디 암살이 방대하고 치밀한 음모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결론지었다.
인류 역사상 많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속은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된 2020년 부정선거 음모론은 대선후 트럼프의 변호사로 활동한 시드니 파월에 의해 지금도 계속 전파되고 있다. 선거 닷새뒤, 그녀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지지표를 “무효화하거나 파괴”하고 조 바이든 찬성표를 “만들어”내는 “방대하고 조율된” 선거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도미니언 투표기의 컴퓨터 시스템이 “표를 뒤집거나” 조작했다고 단언했다.
도미니언은 폭스 뉴스를 고소해 7억8,750만 달러를 배상받았다. 지금 파월은 또 다른 투표 단말기 개발사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자신을 직접 변호하고 있다. 파월은 그저 흥미로운 인물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아도) 그녀는 편집증이나 냉소주의 혹은 둘 모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툴시 개버드는 거물이다.
그녀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이다. 하는 일 없이 시간을 축내고 있는 개버드는 지난달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한 창고에 ‘탐정’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방수사국(FBI)은 화급을 다투는 중요한 다른 일을 미뤄둔 채 그곳에서 2020년도 투표지 보관함을 압수하는 작업을 벌였다. 풀턴 카운티에서 국가정보국장이 한 일은… 부적절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장관 선임 고문을 지낸 케빈 캐롤은 최근 디스패치에 1947년에 제정된 국가안보법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그녀는 기고문에서 “의회는 중앙정보국(CIA) 창설의 법적근거가 된 국가안보법에 대단히 회의적이었다”며 의회는 CIA가 “경찰권, 소환권, 혹은 집행권이나 국내 안보관련 기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수정안 나온 후에야 마지못해 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캐롤은 “모든 정보기관은 투표를 포함해 1차 수정헌법의 보호를 받는 미국내 단체나 민간인의 활동을 감시할 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널드 레이건이 발표한 이후 개정을 거친 행정명령에 따라 정보 커뮤니티에 속한 모든 기관은 FBI를 제외하곤 미국인의 “국내 활동과 관련한 정보 수집”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닉슨이 취한 행동의 특별히 간악한 측면은 이 일이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다”는 거짓 주장을 앞세워 CIA를 은폐 시도에 끌어들이려 한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버드의 조지아주 행보와 관련해 납득할만한 국가안보 차원의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FBI가 거기에 있었던 이유는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다. 지난 1월, 트럼프는 2020년 선거 당시 (자신이 승리한 곳을 제외한) 경합주에서 투표함을 압수할 것을 주방위군에 지시했어야 했다며 짙은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러한 유감 표명 이후 그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주 정부가 관할하는 선거를 “연방화”할 것을 촉구했다.
FBI의 조지아주 작전후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아에 해괴한 음모론을 제시했다. 거기에는 중국이 이탈리아 군사위성을 사용해 트럼프 표를 바이든 표로 뒤집도록 미국의 투표기를 조작했다는 황당한 내용도 담겨 있다.
누군가 그에게 (두 명의 전 공화당 상원의원, 세 명의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 한 명의 공화당 법무차관과 두 명의 공화다 선거법 전문가 등) 8명의 보수주의 인사들이 작성한 보고서인 ‘잃어버렸지 도둑맞지 않았다(Lost, Not Stolen)’를 읽어주어야 할 것 같다. 이들은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여러 주에서 제기한 64건의 소송에 담긴 187개 항의 혐의를 전수조사했다.
이들 중 20건은 심리전 적부심에서 일찌감치 기각됐고, 14건은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심리전에 자발적으로 취하했다. 심리가 진행된 30건 가운데 트럼프측은 펜실이니아 단 한 곳에서 승소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문제가 된 표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평균 승소율은 얼마나 될까? 0.016이다. 집중조명을 받았던 애리조나에서 트럼프 변호인단이 선정한 민간기업도 트럼프의 패배를 재확인했다. 재검표 결과 바이든의 득표수는 99표가 늘어났고, 트럼프의 표는 오히려 261표가 줄어들었다.
트럼프 본인조차 2020년 선거결과에 관한 자신의 발언을 믿지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안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대통령의 냉소주의는 망상보다는 덜 불안하다. 하지만 그런 안심은 현실성이 없다.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했듯 “자기 의견을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은 고인 물과 같아서 덜 떨어진 파충류 같은 사고를 증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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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F·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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