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를 펼치니 한장 가득 장식한 입맛이 살살 도는 일본식 롤들이 화사하다. 예쁜 장식으로 색색이 단장되어 있어서 한참 들여다 보고 있는데 명품 일식
광고가 눈에 띄었다. 이순간 초록빛 샐러드에 담뿍 올릴, 미소 드래싱이 입맛을 당긴다.
예전에 나도 이런 강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강의가 시작되자 강사님은 “ 참석한 모든 분이 다 배우시기 전까지는 이 교실을 떠날 수 없습니다.” 라며 구수한 입담에 잘 익은 백미알이 살아나는 듯했다.
수강생들의 테이블에 할당된 준비물이 놓여지고 실습이 시작됐다. 강의는 각종 일본 음식의 비법으로 사용되는 각종 소스들의 소개와 싱싱한 생선 고르는
법으로 시작됐으며, 강사님은 사시미로 올려진 생선들을 요리저리 양대각선으로 우니를 포스드로 하여 한접시 썰어 담았다. 그리고 수강생들에게만 전수 된다는 스시 만드는 법과 각종 롤의 응용법을 배웠다.
필라델피아 롤, 하와이안 롤, 캐나디언 롤, 스파이시 튜나 롤등 만만치 않은 롤들을 강사님께 전수받은 비법을 사용하여 말다보니, 어느 덧 유명 일식집에서 볼 수 있는 각종 화려한 롤들이 탄생했다. 그러다 보니 오렌지 소스와 장어 소스를 올린 스페셜 최고급 명품 스시와 장어가 밥을 등에 얹고 내 앞에 있었다.
우동 국물 내기와 새우 튀김의 비법을 전수 받을때는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수강생들과 만들어 먹었던 매운 튜나 덮밥은, 일식집 비릿한 회덮밥에 숫갈을 놓았던, 그 맛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맛이었다. 고소함과 확 뿜어내는 튜나의 신선함이, 생강향과 어울어져 입안 가득 퍼졌다. 나는 그 맛에 취해 눈을 감았다. 신비한 맛이 가져다 주는 행복한 기분. 바로 그 맛을 음미했다.
강사님이 한번에 91개의 밥톨을 손바닥에 올려 가지고 조물조물 한개의 스시를 만든다고 할 때는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고된 연습을 통해서 스시 한 개 한 개를 정성껏 만드는 그 손길이 바로 장인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도 일식 강좌를 회상 할 때마다 돋아나는 생각은 그 때 먹었던 매운 튜나 덮밥의 맛처럼 상큼하고 향긋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여성들의 손끝에서 우러나는
사랑과 정성이었다 . 나는 그 때의 감동을 생각하면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해본다.
오늘은 남편과 아이를 위하여 그 때 배웠던 스시롤을 정성껏 만들어 저녁상에 올릴 생각에, 새색시 때처럼 가슴이 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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