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로 갈라진 한국학교협의회
중립지대 학교들의 고민 깊어진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재미한국학교 워싱턴협의회(WAKS) 사태가 결국 분열로 귀결되면서 ‘중립지대’에 있는 한국학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의 워싱턴협의회(WAKS)가 지난달 20일 이승민 회장 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일부 학교장들이 10일 별도의 모임을 갖고 가칭 재미수도권지역 한국학교 협의회의 창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수도권협의회는 10월22일 총회를 갖고 협의회의 공식명칭과 회칙을 확정짓고 임원과 이사진도 구성할 계획을 세우는 등 독자노선을 걸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양측 어디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한국학교들은 이른 시일 내에 하나의 협의회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당장 양측은 정기 가을 교사연수회 개최사실을 경쟁적으로 예고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WAKS는 오는 24일(토) 오후 1시부터 열린문 한국학교에서 교사연수회를 갖는다. 수도권협의회도 창립 후 첫 행사로 22일(토) 휄로십교회 메릴랜드 캠퍼스에서 교사연수회를 연다.
메릴랜드의 모 한국학교 교장은 “교사연수회 중 하나를 골라 참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여러 가지를 감안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중립지대에 있는 한국학교 측들의 고민은 학교 재정 등 현실적인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 대다수의 학교들이 영세한데다 열악한 여건에서 운영되다 보니 주미대사관의 지원금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와의 관계 설정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미대사관 워싱턴교육원의 소은주 원장은 “대사관을 통해 한국학교들에 전달되는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은 공관에 등록돼 실제 운영 중인 한국학교가 지원 대상”이라고 못을 박았다. 어떤 협의회 소속이냐가 중요한 게 아닌 만큼 새로운 협의회 소속 학교들도 지원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협의회의 재미한국학교협의회 가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용휴 NAKS 총회장은 “정관에 따르면 10개 이상 학교가 새로운 협의회를 조직해 가입 신청을 하면 이사회 표결을 거쳐 인준하게끔 돼 있다”며 “다만 그 지역의 기존의 협의회와 서로 동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총회장은 이어 “2007년 시카고 지역의 중서부 협의회는 13개주를 관할하다 원거리 지역에서의 교사들의 연수회 참석 불편을 감안해 상호 동의하에 중남부협의회를 신설했다”며 “워싱턴 같은 경우는 새로 출범한 협의회가 기존의 WAKS와 지역이 겹치는데다 교사들의 연수회 참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이 안 맞아 생긴 것이기에 NAKS 가입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소재 모 한국학교 교장은 “한글교육에만 전념해야 할 교장, 교사들이 협의회 문제로 고민과 갈등이 심화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세 교육이란 대의를 생각하면 분열된 협의회가 하루속히 서로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큰 양보를 통해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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