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에 있는 국제학교에 입학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 김한솔군(16)이 유학 생활을 즐겁게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저녁 보스니아 남부 모스타르에 있는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분교(UWCiM)의 5층짜리 기숙사 건물 3층의 끝방인 김 군의 방에서는 학생들 3~4명이 김군과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종종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김 군이 새로 만난 급우들과 이미 친해진 듯했다. 방 앞 복도에는 김 군이 미처 풀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검정색 여행용 가방들이 있었다.
김 군과 얘기를 나누던 학생들이 밖에서 난 인기척을 느끼고 나와 기자에게 "이곳은 프라이버시 공간"이라며 제지했다. 김군과의 즐거운 대화가 방해를 받았다는 표정이었다. 방에 있던 김 군은 나와보지 않았다.
급우들은 곧 방문을 닫더니 곧바로 창문도 닫고 방안의 불도 아예 꺼버렸다.
3층에 있는 다른 한 방은 2평 남짓한 공간에 침대가 두 개 있어 김 군이 2인실을 쓰는 것으로 짐작됐다.
주택가에 있는 이 기숙사는 주변의 주택들에 비해 좀 컸을 뿐 눈에 띄는 건물은 아니었다. 건물 외부나 내부 모두 여느 기숙사와 다르지 않았다.
기자가 기숙사 밖에서 기다리고 있자 경비 책임자는 "계속 있으면 경찰을 부르겠다. 학생들이 편안하게 지내는 데 방해된다"며 돌아가 달라고 요구했다.
김 군을 경호하는 북한인 또는 현지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학교 측이 밝힌 대로 김 군이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학생"으로 지내고 있는 듯했다.
이 기숙사에는 UWCiM 재학생 123명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외국인 학생들이 지낸다. 재학생의 나머지는 보스니아 출신이다.
기숙사와 좀 떨어진 곳에 있는 UWCiM은 일반 고등학교와 함께 건물을 쓰고 있었다. 1~3층은 일반 고등학교인 모스타르고교가, 4~5층은 국제학교인 UWCiM이 입주해 있다.
이날 오후 늦게 찾아간 UWCiM은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듯 눈에 띄지 않았다. 복도에는 여러 게시물들이 붙어 있었지만, 아래층의 일반 고교와 특별히 구분될 정도는 아니었다.
한솔 군이 학교 건물 안에서 국제학교 급우들 뿐만 아니라 일반고교 학생들과도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학교 밖에 있던 일반학교 학생들은 김한솔이 왔다는 소식에 호기심 때문인 듯 들떠 있었다. 한 학생은 기대감에 찬 표정으로 "김한솔이 여기에 다닌다"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발렌티나 민돌예비츠 UWCiM 교장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김 군이 보스니아에 대한 첫인상이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김 군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대할 것"이라며 자신이 만난 한솔 군은 또래들과 절대 다르지 않은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내일(14일) 기자회견을 하겠지만 우리가 한솔군에게 나오라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스니아 공영방송인 FTV가 이날 저녁 보도한 화면에 따르면 전날 저녁 기숙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솔 군은 무스를 사용한 듯 앞머리가 살짝 들어 올려져 있었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 차림에 가느다란 목걸이를 걸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외모에 신경 쓰는 여느 청소년 같은 모습이었다.
기숙사에서 새로 만난 급우들과 금세 친해진 듯한 한솔 군은 방송에 "행복하다. 아름다운 이곳이 마음에 든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김 군이 급우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걱정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자유분방하고 멋을 내려고 하는 10대 청소년인 듯했다.
김 군은 애초 홍콩 리포춘UWC에 등록할 예정이었지만 홍콩 당국이 비자 발급을 거부해 UWCiM에 진학했다.
(모스타르<보스니아>=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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