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 터 뷰 | 국제펜 이사 이길원 한국펜 이사장
이길원 한국펜 이사장이 2012 경주 국제펜대회의 행사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펜클럽은 문학의 증진과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범세계적 작가공동체입니다. 작가들의 모임이지만 모여서 문학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운동을 주로 하는 기관이지요. 자신의 글로 인해 박해당하고 투옥되는 사람들을 강력한 목소리로 대변하는 세계 유일의 조직입니다. 또 사라져가는 언어들의 보존과 세계평화, 여성작가의 지위향상을 위해서도 일하지요”
탈북작가 국제펜 가입에 주도역할
노벨상 수상자 강연·시조 세미나
‘보여주기’ 아닌 ‘소리 내는’ 총회로
국제펜 이사이며 한국펜 이사장인 이길원 시인은 “요즘엔 펜클럽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펜(PEN)의 P는 시인(poet)과 극작가(playwriter), E는 수필가(essayest), N은 소설가(novelist)를 가리킨다고 설명하고, 정치색을 띠지 않은 채 회원국의 문학과 인권, 삶의 질의 개선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최초의 국제펜 이사인 이길원 이사장은 2012년 경주 국제펜대회를 유치하고, ‘망명북한펜’(Independent North Korea PEN)센터의 설립과 인준을 성사시키는 등(14일자 본보 1면 보도) 활발하고 거침없는 행보로 한국뿐 아니라 국제펜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2010년 도쿄 총회에서 회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7명의 이사 중 하나로 선출됐는데 회원들이 다들 “국제펜 회장에 출마하라”고 권유할 만큼 신선한 아이디어와 추진력, 유창한 영어실력과 활달한 대인관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져서 당선된 것이고, “북한 작가들의 국제펜클럽 가입도 선배들이 꾸준히 노력해 온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이 이사장은 “당면한 것은 한국이 주최국이 되는 2012년 국제펜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국에서도 노벨상 작가를 배출하는 발판을 만드는 일”이라며 해외의 한국펜 회원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참가해 주기를 희망했다.
2012년 9월6~16일 경주에서 열리는 제77차 국제펜 대회는 한국이 세 번째 치르는 국제펜 총회로, 첫 한국 펜대회는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이 군사정권을 비판하는 세계여론을 의식, 유치를 권장하여 개최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88년 서울올림픽과 때맞춰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이번이 24년 만에 처음 국제펜대회를 유치하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의 한국대회가 ‘보여주기’ 식의 행사였다면 내년 대회는 ‘소리 내는’ 총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탈북자와 북한 인권문제를 화두로 대회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학과 미디어’란 주제로 열리게 될 경주 펜대회는 총회 겸 4대 위원회(평화작가위원회·여성작가위원회·투옥작가위원회·번역·언어권리위원회)의 회의와 함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주제 강연 및 북사인회, 독자들과의 대화 등이 열리며 한글과 시조에 관한 세미나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해외작가 250명을 포함 400여명의 국제펜 관계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국제펜미주연합회(회장 김문희) 등 한국펜 해외회원들도 다수 참석한다.
국제펜클럽은 1921년 영국의 도슨 스코트 여사가 창설, 유럽 16개국이 회원으로 시작돼 지금은 104개국(145개 센터)이 가입돼 있다. 한국은 1955년 회원국으로 가입, 현재 3,000여명의 회원이 있다. 변영로 선생이 초대부터 4대 회장까지 맡았고 이후 주요섭, 정인섭, 모윤숙, 백철, 전숙희, 문덕수, 김시철, 성기조, 문효치 시인에 이어 이길원 시인이 33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미주에는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에 한국펜 지회가 있다.
이길원 이사장은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주부생활’ 편집부장을 역임했으며, 유신 후기 필화로 퇴사했다. 한국시인작가협의회 회장과 문학의 집 서울이사를 지냈고, 저서로 ‘하회탈 자화상’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등과 영역시집(‘Poems of Lee Gil-Won’ ‘Sunset glow’)이 있으며 천상병 시상, 윤동주 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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