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테너서 전환 후 첫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타이틀롤
플라시도 도밍고가 바리톤 역으로 처음 출연하는‘시몬 보카네그라’는 정치와 반역, 사랑과 배반이 얽히고 설킨 드러매틱한 작품이다.
총감독 재직하는 LA 오페라서 초연
정치적 암투·배반과 음모·2세대의 사랑
14세기 제노아 배경 선 굵은 남성 오페라
플라시도 도밍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7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오페라 주역가수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LA 오페라 총감독으로(작년까지는 워싱턴오페라 감독도 지냈다), 세계가 좁다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가 이번에는 음역을 테너에서 바리톤으로 바꾸고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LA 오페라가 오는 2월11일부터 3월4일까지 7회 공연하는 베르디의‘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는 도밍고가 바리톤 가수로서 타이틀 롤을 맡은 첫 오페라로, 그는 2009년 베를린에서 이 역을 처음 노래한 후 런던, 뉴욕, 밀라노, 마드리드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드디어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LA 오페라에서 초연하는 것이다.
테너로서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 배역을 노래한 기록을 가진 도밍고는 칠순 나이에도 “쉬면 녹슨다”(If I rest, I rust)면서 식지 않는 열정과 에너지로 바리톤 역에까지 진출할 욕심을 보여왔는데, 이 오페라를 통해 역시 세계 최고라는 실력과 역량을 입증해 보였다.
유튜브를 통해 잠깐 감상한 그의 ‘시몬 보카네그라’ 공연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번 오페라 개막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LA 오페라가 그를 총감독으로 가진 것은 크나큰 행운이라 해야 할 것이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오페라 속 인물 중 가장 복잡하고 복합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권력과 정치, 배반과 음모, 과거와 현재가 얽히고설킨, 선이 굵고 남성적인 오페라인데 그 중심을 가슴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관통하며 끌고나가는 대단히 드러매틱한 작품이다.
14세기 제노아를 무대로 2세대를 잇는 연인들의 사랑, 아버지와 딸의 사랑이 애절하게 펼쳐진다.
서민 출신이지만 해적을 무찌른 공로로 제노아의 영웅이 된 시몬 보카네그라, 그는 귀족인 피에스코 그리말디의 딸 마리아를 사랑하여 둘 사이에 딸 아멜리아도 낳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결합되지 못한다.
때마침 제노아에서 총독 선거가 있는데 시몬은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해, 평민파 정치가들인 파올로 알비아니와 피에트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시몬을 총독으로 선출한다. 그러나 총독이 된 바로 그날 마리아의 죽음을 알게 되고, 딸은 출생 직후 유모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작품은 이로부터 20년 후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어떤 연유로 해서 피에스코의 양녀로 살게 된 아멜리아는 가브리엘 아도르노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파올로가 그녀를 탐낸다.
파올로는 보카네그라에게 그가 총독에 오를 때 주었던 자신의 도움을 상기시키면서 아멜리와의 결혼을 요구한다. 보카네그라는 아멜리아를 만난 즉시 그녀가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자신의 딸임을 알아본다. 그리고 파올로의 요구를 거절하자 파올로는 분노로 복수의 음모를 꾸민다.
또한 가브리엘 아도르노는 보카네그라가 자기의 연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파올로의 복수에 동참하기로 한다. 보카네그라가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서서히 죽어가는 동안 딸은 가브리엘과 결혼하고, 보카네그라는 자신의 적들을 용서하면서 자신의 후계자로서 가브리엘 아도르노를 임명한다.
스토리에는 더 복잡한 정치와 음모, 납치와 배반, 반역과 폭동이 얽혀있으나 어쨌든 끝은 다 권선징악이다.
아멜리아 역은 안나 마리아 마티네즈, 야코포 피에스코 역은 비탈리즈 코발리조프, 가브리엘 아도르노 역은 스테파노 세코, 파올로 알비아니 역은 파올로 가바넬리가 노래하고, 지휘는 제임스 콘론이 맡는다. 오페라 프로덕션은 1991년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 가든에서 처음 선보인 일리야 모신스키 감독의 것으로, 이번 공연도 모신스키가 직접 연출한다.
공연 일시는 2월11일, 15일, 21일, 3월1일 오후 7시30분, 19일과 26일, 3월4일 오후 2시. 티켓은 20~270달러.
www.laopera.com, (213)972-8001
Dorothy Chandler Pavilion 135 N. Grand Ave. LA, CA 90012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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