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사회에 한식을 알리기 위한 행사가 지난해 12월30일 LA 한인타운 내 한 호텔에서 개최됐다.
한국 정부의 4만달러 재정 지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주류사회 요리 전문가와 한식 관련 블로거, 한인 식당 관계자 등 약 100명이 참석해 한식과 수정과 등 시식회를 갖는 순서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급조된 전시성 행사라는 지적을 받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미서부 한식세계화추진위’에 따르면 행사는 당초 지난해 10월 말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구상됐다가 준비 부족 때문에 추진위가 대회를 2012년으로 연기했었다.
그러나 LA지역의 한식 세계화 사업을 지원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 LA aT센터’가 해가 바뀌기 전에 행사를 치르는 게 좋겠다고 해 12월30일로 날짜가 급하게 정해졌다. 2012년으로 미뤄졌던 행사가 주류사회 인사들이 대부분 휴가를 떠나는 지난해 연휴 기간에 갑자기 잡힌 이유가 한국 정부로부터 배정된 예산을 해가 바뀌기 전에 사용해야 한다는 관계 기관의 압력 때문이었던 것이다.
aT센터 측의 이런 논리 때문에 대회는 일반인들에게 대대적으로 한식을 알린다는 당초 구상과는 달리 몇몇 한식 관련 인사들을 초청하는 행사로 대신하게 됐다. 행사 내용도 촉박한 준비 기간 때문에 주최 측이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못하고 외부 기관이 맡아서 했다.
사정이 이러니 대회 목적이 제대로 달성됐을 리도 없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주류 사회에 한식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였기 때문에 한인 언론에 이를 알리지 않았지만 정작 행사에 참가한 비한인은 참가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과연 주류 사회에 홍보가 제대로 됐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LA aT센터 등 한국 정부로부터 총 15만달러를 지원받아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 왔다. 하지만 LA aT센터는 실질적으로 한식 세계화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맛지도 제작과 메뉴판 개선사업, 인테리어 컨설팅 등 보여주기 위한 행사를 많이 요구한다는 것이 추진위 측의 솔직한 고백이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한식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학교를 세운다든지, 한국에서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한국 정부는 자꾸만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행사를 요구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 정부와 LA aT센터가 귀담아 들을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진정으로 한식을 세계화하고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장기적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행사들을 통해 한식을 알려나가야 할 것이다.
<정대용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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