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작품 ‘떨어진 별’ UCSD 캠퍼스 설치
설치미술가 서도호가 집 떠난 대학생들을 위해 지은 집‘떨어진 별’(Fallen Star)이 드디어 UC샌디에고 캠퍼스 옥상에 안착했다.
UCSD의 ‘스튜어트 컬렉션’(캠퍼스 설치예술 프로그램)은 교내 엔지니어링스쿨 건물의 옥상에 설치된 서도호의‘폴른 스타’가 내부공사와 인테리어, 조경을
마치고 오는 6월7일 개막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떨어진 별’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추진돼 대학 설립 50주년을 맞는 2010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재정문제로 지연되다가 작년 말 ‘하우스 리프팅’(House Lifting) 작업을 가진 후 6개월여만에 비로소 완성하게 됐다. 지난해 11월15일 있었던 ‘하우스 리프팅’ 프로젝트에는 서도호 작가도 참석, 7만파운드에 달하는 집을 기중기로 들어올려 6층 건물 옥상에 앉히는 전 과정을 수백명의 학생들과 함께 지켜봤다.
서도호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의 상상과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말하고 “특히 이 프로젝트에 동원된 사람들의 열심과 헌신이 매우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 광경은 스튜어트 컬렉션 웹사이트(http://stuartcollection.ucsd.edu)와 유튜브(검색어 Fallen Star: The Installation)에 올라 있는데, 한 작가의 별난 상상력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특별한 감동을 전해준다.

거의 실제 크기(90%)의 집이 건물 모서리에 비스듬히 들어박힌 형태의 ‘떨어진 별’은 처음 집을 떠나 대학이라는 거대한 캠퍼스와 기숙사에 갇혀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집’을 느끼게 해주는 설치작품이다. 마음속에 그리는 고향집이 어떤 신비한 힘, 어쩌면 토네이도에 의해 날아와 학교 옥상에 내려앉은 것처럼 품어주는 이 집은 글로벌 아티스트 서도호의 작품주제인 집, 공간, 이주, 그리고 개인과 군중에 관한 작품이다.

특별한 것은 단지 예술작품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건축물이라는 점. 캠퍼스의 파노라믹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옥상은 서도호가 디자인한 정원이 조성돼 있고 학생들은 일반주택처럼 꾸며진 집 안으로 들어가 쉬거나 내부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오래 전부터 기획, 추진해온 메리 비비(Mary Livingstone Beebe) 스튜어트 컬렉션 디렉터는 “떨어진 별은 TV를 갖춘 원 베드룸 하우스로,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어서 집 떠난 학생들의 문화충돌을 완화하고 흡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서도호의 모든 작품들이 그러하듯 누구나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경험과 이미지를 남기는 위대한 예술품”이라며 크나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튜어트 컬렉션은 UCSD 캠퍼스의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장소특수적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학생들의 문화적 정서를 함양하는 프로그램으로, 1982년 시작된 이래 18명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으며 1986년 고 백남준이 ‘섬싱 퍼시픽’(Something Pacific)이란 제목의 2개 작품을 설치한 바 있다.

서도호의 작품 ‘서울홈/LA홈’에 반해 그의 활동을 지켜보다가 스튜어트 컬렉션의 18번째 아티스트로 작품을 의뢰했다는 비비 디렉터는 캠퍼스를 둘러본 서도호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수용, ‘떨어진 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서도호의 작품 안은 이제껏 스튜어트 컬렉션 자문위원들이 심사한 프로포절 중에서 가장 정교하고 가장 모험적이며 가장 독창적인 것이었으며, 대학 행정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에도 설치건물의 결정과 건축관련 허가 및 각종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

또한 불황이 계속된 시기에 100만달러의 예산을 모금하는 일도 큰 어려움이어서 완성이 늦었다는 비비 디렉터는 아직도 재정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뜻있는 한인 후원자들의 도움을 부탁했다.
Stuart Collection, 0010 UC San Diego 9500 Gilman Dr. La Jolla, CA 92093-0010
(858)534-2117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