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한국상대로 특별행동 취하겠다” 이례적 위협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15일 평양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북한 새 지도자 김정은이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AP>
OSC보고서, 재래식 군사공격 아닌 사이버.화학테러 가능성 시사
’리명박 역적패당과 보수언론매체 대상’ 3~4분내 초토화 등 명시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정보공개센터(OSC)는 최근 북한이 대남 도발을 조만간 일으킬 조짐이 있지만 그 형태가 불투명하다는 분석결론을 내렸다.
OSC는 4월27일 대내용으로 작성한 ‘북한: 이례적인 위협이 한국을 상대로 한 행동의 가능성을 경고 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OSC는 보고서에서 “한국을 상대로 ‘특별행동’(special actions)을 취하겠다는 북한의 최근 위협은 이례적인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도발을 감행하겠다는 정권의 결의를 신호하려는 의도인 듯하다”고 분석했다.OSC는 이어 “그러나 이 위협은 (북한) 정권이 군사도발을 앞두고 과거에 내놓은 전형적인 경고들과는 다르기에 북이 ‘재래식 군사 공격’(conventional military attack)이 아닌 그 이외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며 “경고의 양상 일부가 ‘곧’(in the near future) 행동을 취하겠다는 평양의 의지를 신호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의미 심장하다”고 지적했다.
OSC의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조만간 취하겠다는 ‘특별행동’을 재래식 군사 공격이 아닌 사이버, 자살폭탄, 화생방, 또는 화학·생물학 무기와 소형 전술핵무기 등과 같은 ‘그 이외의 조치’(other move)를 동원한 테러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로 북한 중앙통신은 4월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의 ‘통고’를 통해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는 것을 알린다”고 전했다.
당시 방송된 ‘통고’에는 “특별행동의 대상은 주범인 리명박역적패당이며 공정한 여론의 대들보를 쓸고있는 보수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무리들이다.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모든 쥐새끼무리들과 도발근원들을 불이 번쩍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것이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와 관련 OSC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이 권위 있는 군사 선언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위협하면서 ‘특별행동’이라는 형용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2번째뿐이었다”며 “평양은 비록 차분한 억양이었지만 불과 5일전에 ‘특별행동조치가 취해질 것이다’는 내용이 담긴 권위 있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 발표를 통해 같은 위협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통고’가 “한국 지도급을 가리켜 쥐새끼무리들”이라며 “3~4분 이내”에 “초토화”(ashes) 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초토화’라는 형용은 수사학적인 위협 범위내에서 낮은측에 속한다“며 ”평양은 최근 몇해간, 특히 천안함 격침 이후 서울을 상대로 더 직설적이고 글자 그대로의 위협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OSC는 따라서 “(한국을 상대로) ‘특별행동’을 취하겠다는 위협은 ‘애매모호’(ambiguous)하고 평양이 과거 군사 도발을 앞두고 내놓은 경고들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보아 (북한) 정권이 실질적 군사 공격이 아닌 그 어떤 다른 행동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 지었다.
OSC는 그러나 “비록 최근 위협이 북한이 과거 군사 도발들에 앞서 내놓은 경고들만큼 명확하지는 않지만 ‘곧 개시 된다’는 문구의 이례적인 사용과 더불어 ‘특별행동’이라는 독특한 문구가 조합, 형용된 것은 (북한) 정권이 이 경고 내용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신호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예로 조선인민군 ‘통고’가 북한 대내외 대중 모두에게 방송된 사실과 더불어 북한 라디오와 TV가 ‘통고’ 내용을 첫 발표 이후 매일 최소한 2차례씩 3일간 연속 전한 점 등을 내세웠다.
한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의회에 통지문을 보내 북한이 미국에 ‘유별나고 특별한 위협’(unusual and extraordinary threat)이 되고 있다면서 국제비상경제권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에 따라 북한을 ‘국가비상’(national emergency) 대상으로 계속 지정해 미국의 대북제재를 1년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국제비상경제권법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특정국가에 대해 ‘국가비상’ 대상으로 경제제재를 부과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한반도에서 무기로 사용가능한 핵물질의 존재와 확산 위험, 미국의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유별나고 특별한 위협이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북한 정부의 행동과 정책”을 ‘국가비상’ 대상의 이유로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새뮤얼 라클리어 미군 태평양사령관은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고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더불어 핵 확산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 기자의 눈/ ‘쥐새끼 무리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월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가 같은 날 ‘통고’를 발표했다며 그 내용 전문을 방송했다.
전문은 “만고역적 리명박쥐새끼무리들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는 하늘에 닿았다”며 “그 분노가 ‘짓뭉개버리라’, ‘죽탕쳐버리라’, ‘찢어죽여버리라’의 함성으로 하늘땅을 흔들고 있다”로 시작된다.
그리고서는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쏠라닥거리고 있는 것이 바로 리명박역적패당들이다”며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는 것을 알린다”는 내용이다.곧 개시된다는 이 ‘특별행동’의 대상으로는 “주범인 리명박역적패당”과 “보수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무리들”로 정했다.
‘특별행동’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개시되면 3~4분”이내에 “모든 쥐새끼무리들과 도발근원들을 불이 번쩍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통고’는 “우리 혁명무력은 빈말을 모른다”로 매듭을 짓는다.
내용을 읽기만 해도 섬뜻한데 북한 특유의 격앙된 어조로 TV와 라디오를 통해 이 ‘통고’가 낭독되는 것을 보고 듣는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민주주의적 선거 절차를 거쳐 국민이 선출한 한 국가의 대통령을 보고 ‘쥐새끼’란다. 더욱이 비록 서로 분단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조상이 같은 동족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가리켜서 말이다.
또 그 정권을 ‘역적패당’이라고 하고, 거기에 일부 ‘보수’ 언론매체들을 포함시켜 ‘쥐새끼무리’로 싸잡는다. 그리고 그 무리들을 ‘짓뭉개고’, ‘죽탕치고’, ‘찢어죽여버리라’는 것도 모자라 ‘초토화해버린다’고 하니 60년 분단을 이해할 만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과 공존하고 있다는 것 보다 더 큰 비극은 바로 그들을 동조, 찬양, 고무하는 ‘종북세력’이 소위 ‘진보’라는 가면을 쓰고 한국 정치, 사회, 언론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을 ‘초토화’ 하겠다는 북한을 ‘포용‘ 해야만 한다는 이들은 심지어 이번 ‘통고’에 대해 “‘보수’가 북한을 자극했기 때문에 얻은 당연한 결과”라는 괴론 마저도 서슴치 않는다.
마치 자신들은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에서 벗어나 있다는 몽상에 빠져있는 듯.
과연 누가 ‘쥐새끼무리들’인가를 역사의 평가에 맡길 수밖에 없는 한국의 국론 분열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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