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세 낭비” “상습 침수지역에 계속 살게 할 수 없어 ” 의견분분
작년 8월 허리케인 아이린 피해지역의 피해 보상기금이 나와 지역주민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작년 8월 30일 뉴욕 일원을 직격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 피해 보상 기금이 1여년 된 지난 7월 초 드디어 지역에 도착했다. 지난해 12월 연방정부 산하 한인들에게도 익숙한 피마 (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에서 뉴저지 13개 타운의 상습 침수 지역 주택을 직접 구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오픈 스페이스 펀드라고 명명된 연방정부 기금으로 중부 뉴저지 중산층 지역인 먼로 타운 소재 12개 주택을 구입한 후 이 주택을 부수어 야생 늪지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12개 집은 작년 허리케인 아이린 피해 이후 폐허가 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번 조치는 일반인들과는 관련 없는 뉴스이고 지역 주민에게는 유리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이를 파헤치고 들어가면 일이 복잡해진다. 우선 현재 뉴저지 전역에 걸쳐 침수 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위치한 주택이 1만 2,000에서 1만 3,000 채에 이른다. 주택 당 작년 피마 피해 보상 제시 가격 15만 달러였다. 먼로 타운 소재 12개 주택의 경우 이 15만 달러는 모기지에 턱도 없이 부족해 나머지 손해 액수를 타운에서 절반, 은행에서 절반씩 나누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 결과 타운 공채를 발행하기에 이르렀는데 먼로 타운 거주 주민들이 가구당 매년 150달러씩 20년간 쏟아 부어야 한다.
더욱이 먼로 타운에서 연방 보조를 받는 사실을 알고 바로 옆 타운으로 집값이 더 비싼 이스트 브런스윅에서 정부에 이 오픈 스페이스 기금을 빨리 보조하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집값이 비싼 만큼 정부 부담도 커지고 주민 부담도 더 커질 것이다.
현재 추산으로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연방정부에서 중부 뉴저지 피해보상 기금으로만 20-25억 달러를 보조해야 한다고 한다. 지방 정부의 부담도 만만치 않아 최소한 5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돈이 없는 지방 정부로서는 공채를 발행해야하고 이 이자와 은행 수수료를 합친 이 빚은 향후 20년간 고스란히 지역 거주민 부담이 될 것이다.
현재 국가 파산 디폴트를 한다 만다 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상태인 미국 연방 정부와 경찰과 소방서는 물론 학교 예산까지 삭감한다는 중부 뉴저지 타운들의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피마와 각 타운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한 예로 지난 3년간 매년 홍수 피해를 입은 리틀 폴에 위치한 75가구에 복구비용으로 들어간 돈이 가구당 무려 10만 달러였다고 한다. 지금 차라리 15만 달러를 들여 집을 사서 부숴버리는 것이 매년 밑 빠진 독에 돈을 쏟아 붇는 것보다 싸다는 결론이다. 매년 한 두 차례 겪는 폭우와 홍수피해 때마다 긴급구호 자금으로 피해자를 구제해야하는데 그 비용이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이니 차라리 지금 그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한지만 이런 재정 지원은 일반 세금 납부자들로부터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현재 먼로 타운 12가구주인 모두가 2,000년 대 중반 부동산 버블 때 무턱대로 집을 산 사람들이라고 한다. 현재 피마가 15 달러에 구입하겠다고 하는 주택들이 7년 전에는 35만 달러를 호가했다. 그래서 이들 주택 소유주들은 정부 구매 (Buy-out)만 기다렸다. 일반 거래는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정부 구입시 모기지 등 개인 책임을 한번에 벗어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즉 ‘버티면 된다’ 식의 개인 이기주의의 승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 거주한 적도 세금을 미납한 적도 없는 대다수의 뉴저지 주민들 그리고 미국 납세자 입장에서 국민의 혈세로 개인의 잘못된 투자를 대신 갚아준다는 사실은 용납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매년 계속되고 더 심해질 자연 재해 지역에 이들을 계속 살게 내버려 두자니 양심에도 거리끼고 피해 보상을 통한 혈세낭비는 더 심해질 테고 씹기도 뱉기도 힘든 상황이다. <서영민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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